인도는 거짓말같은 환상과 신비의 속살을 오감에 닿는 현실로 품는 나라, 개념과 언어로 섣불리 규정짓기 어려운 나라다. 이런 기묘하고 익살스러운 이야기, 하지만 인도의 역사와 현실이 생생하게 코를 찌르는 장엄한 이야기가 놀라운 문학적 구상으로 펼쳐진다. 번역도 살만 루슈디 문체의 힘과 리듬을 타며 펄펄 뛰어간다. 현란하게 장황한 입담의 이 생기, 이 불가해함, 이 뒤틀림을 마주하며 웃다가 근심하고 또 전율하다보면, 이런 기발한 경로를 통해야만 다다를 수 있을 깨달음을 불쑥 불쑥 얻는다. 책 밖으로 나왔더니, 한 세계의 뒤죽박죽 엉킨 이상함을 ―비록 불화가 있더라도― 힘껏 긍정하고 끌어안는 사람이 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