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영을 추천하는 이유
『지영』을 보고 생각했다. 인간의 어떤 일면을 본 것 같다고. 동시에 생각했다. 하지만 지영이라는 사람에 대해선 도대체 모르겠다고. 아니 알 수 없다고. 인간이란 어떤 존재라고 어쭙잖게 아는 척 할 수 있어도 누군가 한 사람을 어떻다고 저떻다고 감히 함부로 아는 척, 이야기할 수는 없는 모양이다. 당신에 대해서 알 것 같다고 생각한 순간 그녀는 이렇게 말해버리니까. “지영이는 지영이의 진짜 이름이 아니다.” 자, 그럼 우리가 할 일. 이름조차 알 수 없는 그녀를, 성노동자 그녀를, 천재만화가 그녀를 더욱 기억하기. 곰곰이 들여다보기. 한없이 이어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