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두사의 웃음 / 출구를 추천하는 이유
여성이 여성에 대해 쓰고 여성들을 글쓰기로 불러 모아야 한다는 식수의 목소리는 좀처럼 희박해지지 않는다. 1975년 엘렌 식수가 보부아르의 전형적 동일성을 비판하고, ‘차이’에 기반한 정체성 회복을 요구한 「메두사의 웃음」에서부터 ‘여성적 글쓰기(écriture féminine)’가 호명된다. 그것은 여전히 정의되지 않은 채 어딘가에서 여성의 언어에 실려 구조 밖으로 흘러넘친다. 50여년 이어온 식수의 시적 글쓰기 또한 ‘여성적 글쓰기’를 둘러싼 사유와 실천의 맥락 안에 놓인다. 횡단과 순환의 리듬으로 타자가 창조되는 순간 발생하는 ‘여성적 글쓰기’. 이 책은 그 순간을 투영하는 첫 번째 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