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반드시 서경식(1951~2023)의 책을 여기에 포함시키겠다는 불순한 목적으로 목록을 작성한 것이나 다름없다. 마음 같아선 역시 2006년에 나온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창비)도 넣고 싶었다. 사실 그의 어떤 책이라도 무관하다. 재일조선인으로서 분열된 역사와 언어의 구속 속에 살았던 그가 우리 독자들에게 던진 주제는 - 디아스포라, 경계(인), 역사와 개인(의 삶), 공동체와 이방인, 예술의 힘, 언어의 한계를 넘어서는 대화 - 어째 갈수록 더 현재성을 띠는 듯하다. 프리모 레비의 책들이 한국어로 번역된 것도 거지반 그의 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