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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돌아왔다!" 하루 24시간, 1년 365일, 시간이라는게 결국엔 사람들 스스로 정해놓고 얽매이는 굴레이긴 하지만, 그래도 가끔씩은 유용할 때가 있다. 누구누구 탄생 몇 주년, 사망 몇 주기를 기념하기 위해, 그동안 미처 소개되지 않았던 책이나 제대로 완역된 적이 없는 책들이 새단장을 해서 출간되는 경우가 바로 그 예이다.
이번에 3권으로 완역된 <삼총사> 역시 프랑스의 대문호 뒤마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 재출간된 경우이다. 애니메이션이나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이 책의 내용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아, 맞아. 예전에 참 재미있게 읽었었지'라고 생각하며 가볍게 책장을 넘기기 시작한다.
다르타냥이 돈키호테처럼 등장하는 도입부를 읽으니 자연스레 옛 기억이 떠오른다. 그래, 색깔이 기묘한 조랑말 때문에 소동이 났었어. 끄덕끄덕. 뒤이어 등장하는 아토스, 포르토스, 아라미스, 트레빌 총사 대장과 리슐리외 추기경까지. 등장인물들 모두가 어렸을적 함께 놀던 친구의 이름처럼 낯익고 친근하다.
다르타냥과 삼총사가 단짝이 된 후 이야기는 급류를 탄다. 다르타냥의 하숙집 주인 보나시외 부부 때문에 왕비와 버킹엄 공작의 연애사건에 휘말리면서, 그 유명한 '다이아몬드 장식끈' 사건이 전개되는 것. 너무 익숙한 내용이기 때문에 지루할 수도 있으리라는 우려는 멀리 날아가 버린지 오래다.
다르타냥과 세 총사의 개성적인 캐릭터는 지금도 여전히 매력적으로 느껴지며, 그들이 겪는 모험과 로맨스는 독자들을 쉴새없이 몰아간다. 멋진 사내들의 흥미진진한 모험과 위험한 여인과의 사랑 얘기, 거기에 복잡한 정치적 음모와 어두운 과거의 그림자까지 드리워져 있으니, 대중 역사소설로 더 바랄 것이 없다.
완역판을 통해, 나이에 비해 현명하고 머리 회전이 빠르며 때로 교활하기까지 한 다르타냥의 다면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어린이/청소년용으로 출간되면서 삭제되었던 에피소드들도 만날 수 있다. 명예와 의리를 지킬 줄 아는 네 명의 총사 이야기가, 긴밀한 흐름을 타면서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책. - 박하영(2002-1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