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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버스가 세 번 다니는 산골 마을, 2003년 여름에 태어난 정여민 시인이 산다. 눈 밝고 부지런한 어린 관찰자에게 모든 것이 시가 된다. 바람이, 아기 별이, 나무 향기와 강아지 장군이가 시가 된다. 파란대문의 빈집도, 시장에 다녀오시는 이웃집 할머니의 치맛자락도 시가 된다. 암 투병 중인 엄마를 지켜보며 흘리는 눈물이 시가 된다.
여민이의 시 속에서는 그 누구도 혼자가 아니다. 사람과 자연이 반갑게 인사하며 정다운 친구가 된다. 서로를 염려하고 살뜰하게 보살핀다. 미안하다고 말할 줄 알고, 고마워할 줄 안다. 지치면 그만해도 된다고, 힘들면 쉬어가도 된다고 위로할 줄 안다. 가족과 자연의 품에서 단단하게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가고 있는 속 깊은 시인. 그에게서 커다란 위안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