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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하고 집에 가서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오늘 어땠어? 오늘 아빠는 업무가 밀려서 처리하느라 아주 혼났어." 아이는 대답을 했다. "전 오늘 '빨강'이에요. 어제 주문한 포켓몬 카드가 아직 안 왔거든요!" 아이는 '빨강'이라는 단어로 그날 하루를 표현해냈다. 지난 일화를 떠올리며 최숙희 작가의 신작 <네 기분은 어떤 색깔이니?>를 펼쳐본다.
하얀 면지가 핑크빛으로 물들어 간다. 핑크로 덮이는가 했는데 한 아이가 '후'하고 불더니 무지개색이 쏟아져 나온다. 내 기분은 알록달록 무지개색. 자꾸자꾸 달라져. 설레는 노랑, 수줍은 연두, 신나는 주황, 일렁이는 빨강...... <네 기분은 어떤 색깔이니?>는 아이들에게 익숙한 일상의 순간들과 그 순간에 일렁이는 감정들을 갖가지 색깔에 담아 그려냈다. 모든 감정은 다시 온갖 색을 품은 검정, 아이의 꿈이 자라는 밤의 색깔로 마무리를 맺는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지금 네 기분은 어떤 색깔이니?"
자신의 감정을 알아차리고 표현하는 데도 연습은 필요하다. 작가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자기표현이 서툰 이들에게 색깔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해 보라고 제안한다. 감정이 긍정이든 부정이든 모두가 나를 이루는 소중한 색깔이라고 말하면서 그 색이 풍부할수록 더 눈부신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고 믿는다. 책의 질문에 나 또한 응답해 본다. 지금 내 기분은 산뜻한 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