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를 환대할 수 있을 때, 나는 나의 불완전함에 대한 공포를 조금 덜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돌려받을 대접이나 시혜를 베풀었다는 만족감 때문이 아니라, 누군가를 도울 수 있다는 사실이 우리가 고립된 존재가 아님을 증명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로 머물러 나로 종료되지 않음.
하지만 잘 모르는 사람과 이런 교류를 나눌 기회는 흔치 않아서, 많은 이들이 부모와 아이의 관계로 처음 이런 경험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책은 초보 양육자, 혼자 아이를 키우는 사람, 부모 대신 아이를 돌보는 사람까지 누구나 참고하면 좋을 이야기를 담았는데, 등장하는 일화들에서 실수하는 것은 아이들이 아니다. 오히려 세상에 완전히 감격하는 존재이자 아직 부서지려면 한참 먼 영혼을 알아보지 못하는 어른들의 실수를 주로 담았다.
아무도 검증해주지 않은 자기만의 기준, 사회적 통념이라고 부모가 생각하는 것, 좌절된 꿈까지 그 양상은 다양하다. 부모가 아이보다 더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들을 포기하고, 자신의 욕망을 투사하려는 시도를 포기하고, 동등한 관계를 유지할 것. 서로 다른 사람으로 서로에게 배우며 성장하는 아름다운 기회에 대한 책. 남는 것은 유전자가 아니라 그들 사이에 이어졌던 따스함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