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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신동옥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7년, 대한민국 전라남도 고흥 (사수자리)

직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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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2월 <내 이름을 부르는 소리>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이 분야에 6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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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지금 택배로 주문하면 11월 7일 출고 
‘-은/는’, ‘-을/를’, ‘-처럼’, ‘-이다’…… 앞에서 ‘-’를 떼면 종속성이 사라진 자명한 대상 실체가 된다, 수평선의 곡률이 ‘바다’를 만들듯. 단어가 아니라 말뭉치가 주부(主部), 술부(述部)가 된다. 규칙은 허물어진다. 자유가 찾아올 것인가? 완강하고 전제적인 구조가 남는다. ‘그’ 구조, “그는 그들의 복수(複數)성을 띤다.”(「증식」) 지향이나 목표는 ‘우연’이다(「낙화의 방향」). 위치와 속도를, 원인과 결과를 동시에 측정할 수 없으므로. 가능성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 결과, 미래는 제한된다. 불확정성 또는 ‘메멘토 랑가주’?! 아직 쓰지 않은 흔적을 지운 뒤, 어디에도 없는 마지막처럼 “처음은 처음을 반복”한다(「목련나무 아래서」). 언어는 ‘실재’가 아니라 속성을 말할 수밖에. 애초에 그것은 정치 만평이었다. “오리의 절반”이거나 토끼의 전부일 그것(「오리-토끼」). 응시하고, 중얼거리고, 중얼거림을 중얼거리다 결국 침묵(「파도에 대해 실패하기」). 교착성, 직접성, 복수성…… 문법 단위를 하나씩 삭제하고 보아도 “존재하, 는” 자명함에 대해 쓰는 수밖에(「존재하, 는 나무」). 무던하게 또 끈질기게. ‘없는 것이 있는 것의 질문’이므로, 기호와 기호 사이에서 시는 한없이 지연되고 있다(「날개깃 하나」). 이름을 부르기도 전에 사로잡힌 꽃, “억류된 꽃의 한 귀퉁이에서/누군가/아름다움에 진압되고 있다”(「꽃 노점상」). “그는 공백의 목덜미를 쓰다듬고 있다”(「개를 쓰다듬는 사람」).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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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는 가난한 잠과 꿈을 부풀려서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 내는 연금술사다. 마녀는 풍문 속에 산다. 풍문이란 “표면에 닿으면 사그라질 듯/잠시 내게 얼굴을 보여 주는/기억”(?표면장력?). “시간을 거꾸로 살아”(?알람 시계?) 마녀는 소문과 악몽을 먹으며 마력을 키운다. 마녀에게도 통점은 있다. 세상 모든 고통과 슬픔 들은 ‘풍문’이 되어 마녀에게 배달된다. 마녀는 풍문과 루머의 수사들을 문장으로 고쳐서 새긴다. 눈물보다 강한 것은 ‘문장’임을 알기 때문이다. 나뭇잎처럼 울어 봐도 ‘진짜 얼굴’은 거울 속에서 온전해지듯 진짜 ‘말’은 문장 속에서 ‘완벽’한 것이 우리가 만든 세계의 이치. 그러나 세상 모두가 마녀가 되거나 세상 모든 마녀가 사라지지 않는 한 마녀의 문장으로 일으켜 세운 세상은 오지 않으리. 착한 마녀의 손끝에서 새로운 언어, 새로운 별자리, 새로운 고통이 태어나고 마침내 새로운 기억과 시간이 선포되는 그곳에서 “내가 너를/내 안에서 맞닥뜨릴 때”(?연습?) 마녀와 마녀가 만나 악수하고, 말 건네고, 기억을 재장전하고, 유토피아를 선포한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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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기관을 닫는다. 정동의 파고도 잠재운다. 생각은 말이 되고, 말은 시선이 되고, 맹목의 시각성은 모순을 낳고, 모순은 인간을 창조한다.(「스프링」) 그러고도 세계는 남는다. 만일 세계가 아름답다면 그것은 ‘신의 제작’에 대한 증명이다. 시인은 신의 부재를 증명하고, 부재하는 신이 제작한 대지의 아름다움을 누설한다. 몸에는 천형처럼 “검은 스프링”(「시인의 말」)을 가득 인 채로. 낳고 낳고 또 낳는 ‘스프링’(莊子는 “生生者는 不生”이라 했다!)의 내러티브가 시작된다. ‘스프링’, 그것은 꼬리에 꼬리를 문 반발력으로 지반을 다지는 악무한의 다른 이름. “폐허가 되기 위해 몸을 비운다”(「몬도」), “점을 중심으로 나는 다시 태어난다”, “나, (나), ((나)), ……”(「얼굴로 둘러싸인 방」), “나는 어느새 작은 마을을 덮는 새가 되어 간다”(「세컨드 라이프」). 집요하게, 끈질기게 “무엇과 (무엇)”(「귀로 둘러싸인 귀로」) “나와 (나) 사이”(「드라이플라워」)를 파고드는 ‘스프링’. 겉과 속, 안과 밖에서 유동하는 경계를 저울질하는 움직임, 파동, 떨림이 만들어 내는 무늬가 있다. “부분적 개체”(「도서관」)들 사이에서 자의로 쓰이고 또 지워지는 물질적인 황홀이 있다. 말, 언어, 문장의 거처다. 낳고 또 낳음으로써 의미의 죽음을 증명하는 문장 역시 ‘스프링’이다. 문장은 존재와 이름을, 시선과 감각을 중첩시키기 때문이다. ‘스프링’은 늘어났다 줄어들며 경계를, 틈을 살아 움직이게 만든다. ‘나’와 ‘(나)’를 마주 세울 때 ‘나’라는 말을 쓸 수 있다. ‘나’라는 개체를 중첩시킨 상태를 ‘우리’라고 한다면, 바로 그 ‘우리’라는 말 속에는 사이가 지워지고 없다. 마치 탄성이 졸아든 스프링처럼. 반발력이 지워진 몸에는 상처처럼 차가운 감정이 고이게 마련이다. ‘우리’라는 말은 자가 증식한 이미지들이 만들어 낸 콜라주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이쯤이면 ‘나’ 역시 증강 현실의 소산이다. ‘스프링’은 안에서 바깥으로 바깥에서 안으로 그 모든 틈을, 사이를 헤집는다. 중력에 반발하고, 가해진 힘에 맞서고, 작용점에 맞갖는 대척점을 그려 보인다. “바깥에 대한 믿음이 없다면/우리는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지고 싶어 한다”(「마스크」). 이 문장을 반대로 뒤집어서 쓰면 어떻게 될까? 시집을 통독한 다음 A4 용지 5매, 원고지 40매 분량으로 정리해 제출하시오.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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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차(齒車)에서 증기기관으로 이동, 자본주의와 합리주의가 태동한 시점이다. 정우신은 타는 물인 증기, 바로 그 증기로 움직이는 ‘발동기’(미셀 세르)의 질서에 의심의 눈초리를 던진다. 배합하고 복제한 결과로 태어난 신체는 대상화된 ‘물질’이다. 주관화된 신체인 ‘살’의 논리로 보자면 인간은 어떠한 질서에도 예속되지 않는다. 정우신의 ‘비금속’은 변형의 논리를 천착한다. 기관이 생산하는 에너지는 “불 속에서 다가오는/나의 형상에/기름을 부어”(「복수」)서, “내가 아닌 것들을/달고”(「분신」) 다니는 신체를 연결하여 에너지를 생산한다. 육체는 “그림자를 생산하는 터널”(「상대성」)이다. 인간은 어디에도 없다. 발동기가 생산하는 에너지에는 분배된 흐름이 도사리고, 분배의 질서는 음험하다. “동일하게 나눠 가질 수 없는 높이와 바람과 호흡”(「지구」) 속에 육체는 배치된다. 현실을 재현하는 ‘문장’은 불가능하다. 에너지는 불변하지만 편중되기 때문이다. 식어 버려진 것, 차가운 것은 운동하지 않는다. 에너지를 발산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컨대 그러한 오브제들은 스스로 이행하지 않는다. 재현은 편견이다. 그러나 살을 가진 모든 것들은 고요히 정지한 순간에도 ‘힘’을 발산한다. “현실이 재현되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프랙탈」). 정우신의 문장은 바로 여기서 첫걸음을 뗀다. “더 살아야 한다/생각하면//모든 비유가 쓸모없는 것 같다”(「밀항」). 비유를 동원해 오브제의 질서를 전유하는 방식은 폐기된다. 어떻게 쓸 것인가? 살은 “불을 쬐면서 서로의 그림자를 바꿔”(「비금속 소년」) 입는다. 진화라는 직선적인 패턴을 벗어나는 살의 논리는 재현의 질서 바깥에 있다. 빛에 의해서 가시화되는 장면, 절단하고 횡단하는 동선에 의해 포개지고 분할되는 형체, 그 속에서 풍경은 사로잡히고 음영은 새 나간다. 살은 “물로 되어 있지만 죽은 물의 감정을 재현하지 못”(「희생양」)하기 때문이다. 정우신은 “미래는 멋진 여백”(「유기체」)이라고 쓴다. 그러고는 덧붙인다. “사랑처럼 내가 볼 수 있는 모든 색을 가져가”(「유기체」) 살로 재현하는 에너지 이전의 세계 속에서 기관과 기관의 접속부를 찾아 연결하는 방식으로, 접붙이기의 ‘접(接)’의 논리로, 절합(articulation)의 전략으로 세계 그 자체와 맞갖는 살의 문장을 쓰기. 요컨대 정우신은 살을 확장하는 시에 미래를 건다. 인류는 이미 발동기의 세계 이후를 살고 있다.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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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정의 시에서 인칭과 감각은 시적인 이야기(mythos)의 필요충분조건인 셈이다. 임현정의 감각은 특유의 아포리즘에서 빛난다. 예를 들어, “안녕, 내 사랑/ 비로소 햇빛이네”(「뼈로 만든 목걸이」)와 같은 구절. 찰나를 붙잡는 아포리즘이 행간에 빛난다. 구름 사이에 언뜻 비끼는 늦겨울의 봄빛처럼 의미는 감각에 닻을 내린다. 임현정은 감각이 더 날카로워졌고, 이야기가 더 웅숭깊어졌다. 감각과 이야기를 섞어 쓰겠다는 것. 과감한 시도로 읽힌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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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집을 한 권의 촉수다발이라 부르고 싶다. 한 행 한 행은 몸이라는 검은 방에서 태어났으되, 태어나자마자 다시 몸이라는 과녁을 향하고 있다. 들끓는 욕망으로 과잉된 몸으로 보건대 저 도시의 불빛조차 환하게 펼쳐진 환부에 가깝다. 쉽사리 읽히지 않을 뿐더러 잡아챌 수도 없는 소리들이 이명하기 때문이다. 눈으로 보아서 알 수 없고 귀로 들어서 회감할 수 없는 탓에 두려움을 무릅쓰고 어둠 속으로 손을 뻗는다. 순간 물컹 무언가 만져졌겠지. 온몸의 리듬이 집중된 손끝에서 그이는 다시 태어났겠지. 까무룩 모두 잊어버리고 모두 놓아버렸겠지. 제 몸뚱이에 망각을 슬어놓고 세계를 끌어안았겠지. 몸이라는 더듬이로 당신에게 가닿았으니 “당신을 통해 나는 나를 낳을 거야.” 외칠 수 있었겠지. 어떤 ‘첫’은 아찔하다. 아찔해서 아름답다. 비교되기를 거부하는 당당한 독존은 예술작품의 존재 요건 아니었던가? “유행 따윈 상관없으니 머리 좀 잘라주세요”라며 야멸치게 독신篤信을 선언하는 당당함을 눈여겨보라. 오늘의 첫 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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