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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성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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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7월 <끼리끼리 사이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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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덕질’을 ‘덖질’로 바꿔 부르면 어떨까. 이 책을 읽는 동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덖는다는 건 뜨거운 시간을 견디는 일이다. 색이 짙어질 때까지 천천히, 타지 않을 정도로 오래, 때론 타 버려도 좋다는 용기로 이뤄진 덖음의 과정은 덕질과 닮아 있다. 《사랑할수록 나의 세계는 커져간다》는 단단한 무쇠솥 같은 덕심으로 잘 덖어 낸 애정의 기록이다. 작가는 덕질을 통해 타인과 연대하고, 열광의 순간뿐 아니라 식어 버린 지난 사랑까지 포용하며, 좀처럼 사랑할 수 없던 자신을 온전히 받아들인다. 절망을 녹일 수 있는 사랑이란, 묵묵한 인내와 시간의 축적, ‘꺾이지 않는’ 무언의 믿음에서 발현된다고 이야기해 주는 이 책이 나는 그저 미더웠다. 짙게 익고 부드럽게 눅은 ‘덖질’ 덕에 우리의 ‘최애’는 무대 위에서도, 그 바깥에서도 늘 외롭지 않을 것이다. 비단 최애뿐이겠는가. 은은한 온기를 띤 덖질이 오늘도 누군가의 출근길을 유쾌하게 밝혀 주고, 은둔하던 이가 집 밖으로 한 발 나설 수 있도록 돕고, 어디에도 기대지 못하는 고독한 이들의 마음을 고르게 데워 줄지도 모르니 말이다.
2.
이 사회는 여전히 경계에 놓인 이들을 회피나 격리라는 손쉬운 방식으로 내몰곤 한다. 소시오패스 역시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다뤄지는 대신 사회병질자, 비정상 따위로 납작하게 호명될 뿐이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속단하고 소거하는 세계에서, 주체성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해답을 갈구하며 전진하는 패트릭의 투쟁기는 그래서 더 빛난다. 삶은 맺고 끊는 게 아니라 관계와 사랑에 관한 고찰을 통해 경유되고 이어진다는 것을, 패트릭은 곡진한 ‘의지’를 통해 보여 준다. ‘의지’라는 단어가 무엇을 해내려는 주체의 강인함과 타인에게 마음을 기대는 교감의 방식을 동시에 끌어안는 것처럼, 패트릭 역시 타인과 소통하고 갈등하며 자신과 타인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끈끈히 잇는다. 누군가를 ‘이상하다’며 내치고 외면하는 대신 타자와 타자를 부드럽게 잇는 이 매듭 짓기의 과정이 참 귀하다. 스스로를 변종 혹은 부적응자로 여기며 움츠릴 이들에게 완강하게 ‘사람의 마음은 대단하다’라고 전하는 이 작품은 유대와 희망의 끈을 기꺼이 엮어 줄 것이다.
3.
이 사회는 여전히 경계에 놓인 이들을 회피나 격리라는 손쉬운 방식으로 내몰곤 한다. 소시오패스 역시 다채로운 스펙트럼으로 다뤄지는 대신 사회병질자, 비정상 따위로 납작하게 호명될 뿐이다. 나와 다르다는 이유로 누군가를 속단하고 소거하는 세계에서, 주체성을 되찾기 위해 자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이고 해답을 갈구하며 전진하는 패트릭의 투쟁기는 그래서 더 빛난다. 삶은 맺고 끊는 게 아니라 관계와 사랑에 관한 고찰을 통해 경유되고 이어진다는 것을, 패트릭은 곡진한 ‘의지’를 통해 보여 준다. ‘의지’라는 단어가 무엇을 해내려는 주체의 강인함과 타인에게 마음을 기대는 교감의 방식을 동시에 끌어안는 것처럼, 패트릭 역시 타인과 소통하고 갈등하며 자신과 타인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끈끈히 잇는다. 누군가를 ‘이상하다’며 내치고 외면하는 대신 타자와 타자를 부드럽게 잇는 이 매듭 짓기의 과정이 참 귀하다. 스스로를 변종 혹은 부적응자로 여기며 움츠릴 이들에게 완강하게 ‘사람의 마음은 대단하다’라고 전하는 이 작품은 유대와 희망의 끈을 기꺼이 엮어 줄 것이다.
4.
이선진의 소설은 눈 속에 묻어둔 둥근 단지 같다. 단지 속에서 인물들은 시간을 견디고, 애도하고, 사랑을 알아가며 서서히 익어간다. 슬픔을 해학과 농담 속에 감추어두고, 불쾌를 유쾌로 슬그머니 덮으며. 무람없이 밉살스러운 말을 툭툭 던지는 이들이 왜 이리도 애틋한지, 그들이 자아낸 애석한 상황이 왜 자꾸 마음을 잡아끄는지 알다가도 모르겠지만, 의뭉 없이 맑은 그들에게 마음을 포개다 보면 어느새 동하고 만다. ‘사랑할 수밖에 없네’ 읊조리게 된다. 우리 존재를 긍정으로 비추는 잘 숙성된 문장들. 후에 꺼내어 봐도 썩거나 녹지 않고 푹 무르익은 채로 살살, 살아 있는 이야기. 가슴 한구석이 묘하게 시린 계절이 돌아오면 다시 이선진이 묻어둔 단지를 열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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