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대학교 국문학과 박사과정 졸업. 198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 부문, 2015년 작가세계 신인상 시 부문 당선. 지은 책으로 『비평 속에서의 꿈꾸기』 『상처와 응시』 『문학의 신비와 우울』 『오르페우스의 시선으로』 등이 있으며, 소천비평문학상, 팔봉비평문학상, 현대문학상을 수상했다.
글쓰기가 언어를 통해 도달하려는 존재의 기원은 글의 바깥, 언어의 바깥에 있다. 세이렌의 노래는 언어 이전의 '파도의 골, 바위들 사이의 입 벌린 동굴, 백색의 해변'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존재 자체의 순수한 부름이다. 그 부름에 응답하기 위해 글쓰기는 문명이 자신에게 부여한 언어의 형식을 찢고 나와야 한다. 그러나 글쓰기는 동시에 언어의 형식을 통해서만 자신의 운명을 살아갈 수 있다. 문학은 결국 문학 자신과의 싸움을 통해 자신의 고통과 영광을 실현한다. 문학이 처한 운명적 딜레마는 문학이 뿌리내린 근원적 토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