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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황남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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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10월 <밑줄 지우면 큰일 나>

황남선

경남 사천에서 나고 자랐습니다. 2018년 《푸른동시놀이터》에서 추천 완료되었고, 2023년 아르코문학창작기금(발표지원)에 선정되었습니다. 아이들과 책 읽고 글쓰기를 하며 놀고 있습니다. 『밑줄 지우면 큰일 나』는 첫 동시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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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말

<밑줄 지우면 큰일 나> - 2023년 10월  더보기

저는 작은 농촌 마을에서 자랐습니다. 삼천포로 가는 기차가 저희 마을을 아래뜸, 위뜸으로 나누었다는 정도를 특별한 점으 로 꼽을 수 있겠네요. 하지만 기차를 한 번 타보기도 전에 기차 는 사라져 버렸습니다. 그래도 철길은 그 후로 꽤 오랫동안 남 아 아이들의 놀이터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습니다. 철로 위를 균형 잡고 걷기도 하고, 침목 두 개씩 건너뛰기, 가 위바위보를 하며 누가 멀리까지 가나 시합도 했습니다. 염소 풀 먹이러 다닐 때도 철둑길로 다녔고, 버스비를 아끼려 읍내 까지 걸어가기도 했습니다.(한 시간 정도 걸어가면 100원어치 풀빵을 사 먹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찻길이 되어 사납게 달 리는 차들뿐이지만 그땐 아무 걱정 없이 다닐 수 있는 곳이었 습니다. 기적을 울리며 달려오던 까만 기차, 머리칼이 쭈뼛해지는 엄 청난 소리와 땅으로 전해지던 진동, 그리고 저 멀리까지 이어 지던 오래토록 비었던 철길이 생각납니다. 그땐 시시한 하루하루였습니다. 농사일 돕고 학교 다니고 매 일이 비슷했어요. 그런데 지금 돌아보면 저 멀리 이웃마을 모 퉁이를 돌아 달려오던 기차처럼 모든 것들이 저를 가슴 뛰게 만듭니다. 보리밭 위를 달리던 바람, 여름과 겨울, 우리들의 놀 이터였던 냇가, 장독대 아래 채송화, 타작하는 날 짚단 나르며 맡았던 가을 냄새도요. 동시를 만나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릅니다. 하마터면 이토록 고맙고 신기한 것들을 놓칠 뻔 했으니까요. 쑥스러움을 무릅쓰고 첫 동시집을 내놓습니다. 단 한 줄이라 도 우주 친구들의 마음을 살랑 흔든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글 씨앗을 주신 부모님, 첫 독자 역할을 해준 민우와 민준, 오래 함께한 글동무들 고맙습니다. 보드라운 발바닥으로 자판을 눌 러 준 구름이와 노을이한테도 마음을 전합니다. 그리고 제 부족한 글에 해설을 덧붙여준 김준현 선생님과 그림으로 생기를 불어넣어준 신은숙 선생님, 저의 첫 작품집을 다듬어준 브로콜리숲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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