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차 출판노동자. 출판을 가장 그만두고 싶었던 시절, 지옥에서 온 편집자 ‘헬북’이라는 이름으로 독립출판의 첫맛을 봤다. 지금은 무려 일곱 번째 ‘정규직’으로 고용되어 어느 출판사에서 책을 만든다. 내가 책 말고 다른 걸로 먹고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 본 적이 없다. 작고 두꺼워서 잘 펼쳐지지 않는 『밀크맨』(애나 번스, 홍한별 옮김, 창비, 2019) ‘종이책’을 바득바득 읽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