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인년은 광주민주화운동 30주년이면서 한국전쟁이 일어난 지 60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리고 100년 전에 나라를 빼앗겼던 경술국치의 백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러면서 우리는 지금 아직까지도 일제 강점기의 문화를 청산하지 못했다.
일제 강점기의 정책은 효율적인 식민 지배를 위한 탄압이었고, 고유성 말살 및 우민화, 철저한 경제적 수탈 등으로 영구 예속화를 의도하였다. 하지만 당시의 조선 사회는 식민지 공업화 정책에 의해 강제된 ‘근대’를 체험하게 된다. 식민지 치하의 조선인에게 다가온 ‘근대’의 모습은 라디오, 축음기, 영사기와 같은 발명품, 혹은 미술 전람회, 물산 박람회, 운동회, 영화관, 유람단, 광고 모델 등이었다. 여기에서 권번 기생의 화려한 등장을 빼놓을 수 없다. 당시 고관대작들이나 학자들의 회합에서만 하더라도 기생이 나오지 않는 장면은 상상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