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로 들어서면서 그 패러다임은 동양, 또는 동양적인 것으로 바뀌고 있다. 이 동양, 또는 동양적인 것을 대표하는 것으로 유가사상과 함께 그 사상을 표현한 한자가 있다.
한자로 쓰여진 한문은 과거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일본 · 베트남 등 동아시아 한문 문명권에 있던 나라들이 상당기간 자국의 문자처럼 사용하였었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한문은 중세 유럽의 라틴어나 아랍문화권의 고전 아랍어와 그 위상이 같다고 하겠다. 또한 현재도 한자는 중국을 비롯한 대만 · 한국 · 일본 · 홍콩에서 사용하고 있다. 현재 한자가 통용될 수 있는 인구는 대략 14억을 넘는다고 하니 이는 영어권 인구 15억과 거의 맞먹는 숫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국제적·경제적 원리에 따라서 한자의 위상이 높아져가고 있음을 실감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한자의 위상에 비하여 젊은 세대들의 한자 실력은 걱정스러울 정도의 수준인 것 또한 사실이며 심지어는 한자나 한문은 이들에게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우리 어휘 중에서 한자어가 7, 80%를 차지해서인지는 모르지만 낯선 문자는 아니며, 이 때문에 배울 마음만 있다면 또 높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것 또한 한자공부이다.
오랫동안 한자와 한문 수업을 해오면서 학생들이 한자에 대해 배우고자 하는 열정이 높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모를 뿐이다. 이런 점에 착안하여 이 책에서는 영상세대의 초보자들이 좀더 친숙하게, 좀더 쉽게 배울 수 있도록 그림을 도입하여 한자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도록 하였다. 본래 한자는 상형문자, 즉 그림에서 시작하였으므로 한자의 변천과정을 그림만 보고 있어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한자를 10가지로 분류하여 글자의 변천과정을 제시하고 아래에 짧게 설명을 하였다. 그림을 보면서 한자의 어원을 따라간다는 의미에서 책 제목도 《한자여행》으로 하였다. 한자를 처음 대하는 분들, 혹은 한자의 어원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이 책을 통하여 한자에 대한 흥미와 함께 쉽게 한자를 배울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 2017년 4월 강영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