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작품집을 묶는다. 오래 전에 쓴 것도 있고 최근에 쓴 것도 있다. 문장이 달라지고 심지어 비슷한 상황을 바라보는 시각까지 변한 것 같아서 교정을 보면서 좀 혼란스러웠다. 그래서 일부러 아무런 맥락 없이 차례를 정했다.
글쓰는 일이 내 인생의 전부라고는 말하지 못하겠다. 그런 방자한 호기는 거의 사라졌다. 하지만 글을 쓰지 않고는 제대로 견뎌내지 못할 거라는 것도 새삼 깨달았다. 소박하지만 명징한 눈으로 끈기 있게 쓰고 싶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