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2000년대 이후 작품을 중심으로 한국 아동문학에 나타난 가족서사를 다루고 있다. 2000년대는 1990년대부터 시작된 가족의 변화-사랑과 화해를 바탕으로 하는 혈연적 공동체의 지위에서 개인 삶의 성찰적 기획의 일부가 되어가는-가 아동문학 서사에 본격적으로 출현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분석하고 있는 작품은 최나미의 『엄마의 마흔 번째 생일』과 『걱정쟁이 열세 살』, 남찬숙의 『괴상한 녀석』과 『누구야, 너는?』, 그리고 김중미의 『괭이부리말 아이들』과 『모여라, 유랑인형극단!』이다. 세 작가는 1990년대 이후 활발한 활동을 펼치며 각자의 작품 활동을 통해 나름의 세계관과 지향을 뚜렷이 보여 왔다. 최나미는 유교적 가부장제가 현대의 가족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남찬숙은 도구적 가족주의가 어린이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김중미는 한국 사회의 가족주의에 대응할 만한 공동체의 서사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변별점을 보인다. 그들이 주목하고 가족과 아동의 처지와 현실은 지금 한국 가족들이 겪어내고 있는 문제들의 핵심을 짚어내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