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의 이웃이고, 오색딱따구리 팬이에요. 길고양이와 인사를 주고받는 사이고요. 전생에 나무의 먼 친척이었을 거라 생각하며, 눈먼 시를 주우러 골목길을 어슬렁거린답니다.
2001년 《아동문학평론》에 동시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어요. 이주홍문학상, 최계락문학상, 열린아동문학상을 수상했고, 서울문화재단 창작지원금과 문화예술위원회 아르코창작지원금을 받았어요.
펴낸 책으로 《학교에 간 바람》 《막대기는 생각했지》 《으라차차 손수레》 《어진 선비 이언적을 찾아서》 등이 있어요.
나는 이런 저런 생각에 골몰한 채 걷는 걸 좋아해요. 그렇게 걷다가 골목길이 빚어내는 소소한 풍경들을 보며 한참을 서 있곤 한답니다.
해질 무렵 공원을 산책하는 것도 정말 좋아해요.
느릿느릿 길가로 나온 달팽이를 풀숲으로 옮겨주며,
“이 녀석 다치면 어쩌려고….”
중얼중얼 혼잣말을 하곤 하지요.
어느 날은 동네 쓰레기장 옆에 새로 생긴 꽃밭을 발견하고 책상 서랍 속의 금잔화 꽃씨를 갖다 심기도 하지요.
그 뿐만이 아니에요. 뒷산을 두런두런 올라가 참나무나 산벚나무, 아까시나무, 신갈나무 곁을 지나는 바람 소리 듣는 걸 좋아해요.
가만히 귀 기울여 그 소리를 듣다보면 마음에 새잎이 돋는 것 같거든요.
이번 동시집에는 그런 이야기들이 빼곡하게 들어있어요.
내가 만났던 골목길과 공원 풀숲에 사는 달팽이들, 학교 운동장을 달려와 교실을 기웃거리는 초록 바람을 어린이 친구들과 함께 느끼고 싶었거든요.
동시가 내게 늘 힘이 되었던 것처럼, 내가 쓴 동시도 누군가에게 작은 위안이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두근두근 소망을 품어보는 여름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