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5년 터키의 이스탄불에서 태어났다. 터키 문학사의 한 획을 그은 풍자 문학의 거장 아지즈 네신은 터키의 대표 지성知性이자, 터키인이 가장 자랑스러워하는 작가이다. 서슬 퍼런 계엄령 하에서도 권력의 압제에 굴하지 않고 글로써 자신의 신념을 지켜나간 네신은 터키 국민들의 신산한 삶을 어루만지는 정신적 지주와도 같은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
그의 수많은 작품들은 영어, 독어, 프랑스어, 러시아어를 비롯해서 34개국 언어로 번역되었고, 이탈리아, 러시아, 루미나아, 불가리아 등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풍자 문학상을 휩쓸기도 하였다. 1972년에는 고아들에게 교육 기회를 마련해주기 위해 ‘네신 재단’을 설립했으며, 1995년 사망 후 유언에 따라 그의 작품에서 발생되는 모든 인세가 이 재단에 기부되고 있다.
국내에 소개된 작품으로는 《생사불명 야샤르》《제이넵의 비밀 편지》《당나귀는 당나귀답게》《튤슈를 사랑한다는 것은》《개가 남긴 한 마디》《이렇게 왔다가 이렇게 갈 수는 없다》《일단, 웃고나서 혁명》이 있다.
독자 여러분께 이야기하기에 앞서 먼저 이 책에 실린 글은 제가 상상하여 지어낸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밝히고 싶습니다(물론 세상의 모든 이야기가 그렇듯이 이 글 속에도 어느 정도는 제 개성과 어투가 배어 있기는 합니다). 지금부터 제가 들려드릴 이야기는 제 인생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했던 유배 생활에 대한 회고입니다. 여러분에게 그 시절이 너무나 고통스러웠다고는 말하지 않겠습니다. 아무리 고통스럽던 시절도 세월이 흘러 추억으로 회고될 때는 조금은 달콤하게 떠오르는 법이지요. 마치 오랫동안 가지 끝에 매달려 인고의 시간을 보낸 열매들이 달콤한 과일로 익는 것처럼 말이죠. 지금 다시 유배 시절을 떠올리면 슬며시 웃음이 배어 나옵니다. 때때로 주변 사람들에게 그 당시의 이야기를 해주곤 하는데 그들도 모두 제 이야기를 들으면 배를 잡고 웃음을 터트린답니다.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분명 함께 즐거워하리라 생각하며 저는 이 글을 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