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산다는 일이, 가령 누군가를 사랑한다든지, 결혼을 한다든지, 회사에 취직을 한다든지, 애를 키운다든지, 영화를 본다든지, 음악을 듣는다든지, 등등의 모든 소소한 일들이 결국 소통의 문제로 귀착된다는 게 저의 생각입니다.
서양의 커뮤니케이션과 일정 부분 의미의 교집합을 이루기는 하지만 상당부분 보다 포괄적인 의미를 지닌 '소통'이란 단어는 20세기와 21세기를 걸쳐살고 있는 우리들이 여전히 풀지 못하고 있는 숙제이기도 합니다.
핸드폰, 통신위성, 인터넷 등 소통을 위한 물리적 기계들이 첨단화되고 고도화되고 있지만, 그리하여 지구촌 반대편의 사람과도 리얼타임으로 만나고 세계가 통신위성의 힘으로 하나가 되고 있다고 말들 하지만, 인류 역사상 그 어느때보다 심각한 불통의 병을 앓고 있다는 것은 아이러니입니다.
저는 시를 통해서 우리 개인의 일상과 그 속에서 소통되지 못함의 아픔을 끄집어내고 싶었습니다. 일상 속에서 마비되어 불통의 아픔조차 못느끼는 기계적이고 파편화된 삶에 작은 파문을 일으키고 싶었습니다.
올림픽은 그 자체가 하나의 시입니다.
인류의 소통을 꿈꾸는
그리하여 전 인류가 지어낸
위대한 시입니다.
언제고 그런 시를 독자들에게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2000년 3월 19일 알라딘에 보내신 작가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