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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에세이

이름:김동영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기타:대학에서 관광경영학을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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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죽도록 사랑받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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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를 듣는 사람과 안 듣는 사람, 인디 음악을 찾는 사람과 아닌 사람, 여행서를 읽는 사람과 아닌 사람. 전자에 속하는 분들에게 더욱 익숙할 이가 바로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 거야>의 김동영(생선) 작가입니다. 라디오 음악 작가이자 인디밴드 '아마도 이자람 밴드'의 드러머이고, 무엇보다 올 초 TV 프로그램에 도서가 추천되며 베스트셀러 여행작가가 된 그를 만나고 왔습니다. '작가'라는 타이틀이 아직은 '어쩐지 어색하다'는 그의 현재와 서른을 앞두고 떠났던 230일간의 미국 횡단 여행기를 확인해 볼까요. (인터뷰 | 알라딘 도서팀 조현정) 
 

"제 기호가 미국 비트제너레이션과 닿아있단 사실을 알게 됐어요."

알라딘 : 만나서 반갑습니다! 책이 출간된 지 1년 반 가량 지났는데 갑자기 주목을 받게 되셨어요. 소감이 어떠세요?

김동영 : 실감이 잘 안 나는 것 같아요. 책이 알려지고 나서 제 미니홈피에 남겨지는 '작가님'이란 호칭이 붙은 글을 보면 대견하게 봐 주시는 건 고마운데 민망해요. 제가 낸 책이 여행기이긴 하지만 남에게 보여주는 일기장 같은 글이라서요. 운이 좋아서 새로이 소개됐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진정한 '작가'는 황석영, 김연수, 신경숙 같은 분들이라고 생각하고 저는 아직 '작가'라는 말을 들으면 어린애가 어른 옷을 입은 것처럼 부끄럽습니다.

알라딘 : 책을 읽으며 감수성이 풍부하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어요. 문학이나 음악 등 예술에 심취한 분이란 인상도 있었구요.

김동영 : 중학교 때부터 팝음악을 듣기 시작했어요. '전영혁의 음악세계'라는 라디오도 듣긴 했지만, 주로 헤비메탈, 얼터너티브, 아트록 같은 마니아성 음악을 선호했어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외국 음악 잡지를 접하게 됐어요. 외국 뮤지션의 인터뷰를 보면 그 사람이 읽고 있는 책이나 좋아하는 뮤지션과 같은 질문과 대답이 있었고 '이 사람은 어떤 영향을 받아 이렇게 음악을 할까?'하는 제 호기심이 맞아 떨어져서 더 깊이 파고 들었죠. 결국 음악 잡지를 통해서 대중적인 팝 외에도 음악 관련 문화까지 습득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통학 시간이 한 시간 정도로 늘어나서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지금은 너무나 대중적인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을 고 1때 접했는데 한국 소설과는 또다른 '쿨함'이 좋았고, 책에서 소개되는 외국 음악과 작가가 또 섭취 대상이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잭 케루악은 톰 웨이츠가 언급하기도 했지만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에도 나왔어요. 국내에서 절판된 잭 케루악의 'On the road'를 찾아 헤매다 결국엔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 볼 수 있었는데, '진짜 좋아한다'고 말하려면 직접 접해봐야 한단 생각에 어렵게 구해 봤던 것 같아요. 다시 외국 음악을 찾아 듣기 시작하면서 제 기호가 미국 50, 60년대 비트제너레이션과 닿아있단 사실도 알게 됐어요. 그 시대의 영화, 패션, 사회 흐름 등 전반적으로 로맨틱하면서도 진보적인 문화가 좋았어요. 그 때부터 호기심과 동경이 시작된 거죠.

알라딘 : 굉장히 활동적이고 부지런하시네요. 평소에도 부지런한 편인가요?

김동영 : (손사래와 함께) 전혀요. 정말 게으른 사람인데 문화적인 것을 찾는 데는 귀신같죠. 지금 하고 있는 라디오 음악 작가 일도 새로운 음악을 찾는 일이라서 제 적성에 맞는 것 같아요. 영화 '인디아나 존스'의 박사처럼 하나의 단서를 가지고 꼬리에 꼬리를 물고 근원지를 추적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많아요.

알라딘 : 라디오를 듣는 분들에겐 '생선'이란 이름으로 더 유명한데 직접 지었나요?

김동영 : 2003년 정도에 호주에 워킹 홀리데이로 가면서 직접 지었어요. 일본의 '피시맨스(Fishmans)'를 좋아해서 그 '어부들'한테 잡히고 싶다는 의미와 함께 어감도 좋아서요. 생선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도 좋았어요. 흐리멍텅한 눈이라든지 무기력한 느낌 같은 것들. 그리고 사람들이 물어봐 주면서 점차 의미가 부여되고 있는데, 살아가면서 단 한 순간도 눈을 감지 않고 모든 걸 지켜 보겠다는 뜻도 생겼어요. 제가 사실은 겁이 좀 많거든요.

알라딘 : 라디오 음악 작가로 일하신 지 오래 되셨어요?

김동영 : 햇수로 5년 됐어요. '뮤직 스트리트'같은 심야 프로그램도 했었고 지금은 '이소라의 오후의 발견'에 참여하고 있어요. 이 일을 하면서 이병률 시인도 만났어요. 예전이나 지금이나 그 분 글을 보면 고민한 흔적 없이 매끄럽게 보여서 정말 존경하는 분이에요. 제가 책을 출간하는 데도 많은 도움을 주셨구요.


"'생선은 여행을 가는 게 아니라 집으로 돌아오는 걸 좋아한다'고..."

알라딘 : 그럼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책을 내기로 계획이 돼 있었나요?


김동영 : 책에도 썼지만 여행을 떠나게 된 건, 일하던 프로그램에서 짤린 후였어요. 책을 내려는 욕심은 없었고 제가 좋아하는 미국 뮤지션들이 활동한 장소를 찾아 가고 관련된 문화를 소개하고 싶단 생각은 했었어요. 만약 내게 된다면 그런 내용을 담고 싶었는데, 제가 생각했던 글들은 설명투가 대부분이라 재미가 없기도 했고 출간에 대해선 확실한 계획없이 떠나게 됐어요.

알라딘 : 행선지를 미국으로 정한 건, 문화에 대한 기호가 맞아 떨어져서인가요?

김동영 : 미국은 사회적으론 뻔한 나라이기도 한데 대도시가 아닌 조그만 장소에서 뮤지션들이 활동하기도 해서 횡단여행에 대한 기대심이 있었어요. '파운틴즈 오브 웨인(Fountains of Wayne)'이라고 좋아하는 밴드가 있는데 알고 보면 가게 이름에서 딴 거라고 해요. 그런 곳을 찾아가서 나름의 의미 부여를 하는 거죠. 그 친구들이 여기 왔었고 이름을 따서 활동을 했구나 하고. 실제로 가보면 사실 아무 것도 없거든요. 어디에나 있을 듯한 화원인데도 개인적으론 뿌듯함을 느꼈어요.

알라딘 : 자동차로 미국을 횡단한다는 건 짐작하기조차 힘든데 어려운 점이나 중간에 포기하고 싶단 생각을 한 적은 없었나요?
김동영 : LA에서 뉴욕까지 3개월 정도 걸렸어요.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생각해 보니까 그 시점에선 돌아오는 것보다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서 계속했죠. 영화 '아이다호'에 나오는 '길에 중독돼 있다'는 표현처럼 자다 보면 꿈에서도 운전을 할 정도였어요. 여행이라기 보다 떠도는 일이 생활이 됐어요. 사막 한가운데서 사고가 났을 땐 정말 위기였죠. 믿고 의지할 건 돈과 차밖에 없는 상황이었는데 차가 망가졌다는 건 바로 여행을 못하게 되는 거였으니까요.

그렇지만 66번 도로를 타고 서에서 동으로 가는 것이 꿈이었고, 그 꿈을 이루게 돼서 그만큼의 성취감도 컸어요.

알라딘 : 반대로, 가장 좋았던 기억은요?

김동영 : 시카고에요. 시카고에서 '제니'라는 좋은 친구를 만났던 기억이 커요. 큰 호수가 옆에 있어서 아침에는 물안개가 자욱한데 그 사이를 자전거 타고 다녔던 일이 즐거웠어요. 별로 안 친했을 땐 음반샵 앞에서 같이 딸기 우유를 나눠 먹었죠. 그 친구랑 지금도 메일로 연락해요. 잠시 같이 살았던 친구도 기억에 남네요.

알라딘 : 여행 도중에 어머니가 아프시단 소식을 전해 들은 대목이 있어요. 굉장히 걱정이 되셨을 것 같아요.

김동영 : 네. 어머니가 대장암으로 수술을 받고 난 다음에 이야기를 들었어요. 대장암이 폐암으로 전이돼서 지금도 항암치료를 받는 중이세요. 예전엔 미국 다음으로 아이슬란드 여행을 생각했었는데 제가 여행 가기엔 어머니에 대한 걱정도 크고 어머니도 제가 여행을 가도 고생하면서 가니까 별로 좋아하시지 않으세요.

저는 여행할 때 제가 돌아올 곳이, 집이 있다는 것이 굉장히 큰 힘이 됐어요. 예전에 루시드 폴과 여행에 대해 이야기 하다가 이런 말을 들은 것이 있어요. "생선은 여행을 가는 게 아니라 집으로 돌아오는 걸 좋아한다'고요. 그 말이 맞는 것 같아요. 저는 여행을 좋아한다기 보다 비행기를 탄다거나 다시 돌아온다는 것이 좋아요. 



알라딘 : 어머니는 얼른 완쾌되셨으면 좋겠어요. 여행 다녀와서 예전과 달라진 점이 있나요?


김동영 : 어렸을 때부터 사람들과 많은 만남을 가졌어요. 그렇지만 여행 이전에는 저랑 맞지 않는 사람이랑 만나기 보다 제 부류의 사람을 주로 만났어요, 우리끼리 라든지. 그런데 여행하면서 보니까 사람들이 너무 하나 하나 다르더라구요. 음악을 좋아하면서도 다른 장르를 좋아하듯이. 그런 다양한 사람들을 더 많이 접하게 되니까 어느 정도 다른 사람에 대해서도 이해를 하게 됐어요. '그런 식으로 살아라'하고 인정을 하면서(웃음) 도인이 된겨죠. 그리고 책에도 썼지만, 제가 반응이 한 박자씩 늦는 사람이란 걸 알았어요. 여행을 하다보면 지난 도시에선 행복한 지 모르고 있다가 다른 도시로 넘어 오면 거기가 여기보다 낫구나 하고 깨닫는 거죠. 평생 한 박자씩 늦게 살 지도 모르지만 최대한 그렇게 안살았으면 하는 마음이 있어요.

알라딘 : 그럼 앞으로는 어떤 삶을 살고 싶으세요?

김동영 : 어렸을 땐 자연스레 어른이 되는 줄 알았는데 나이를 먹는다고 절로 어른이 되는 건 아니더라구요. 예전엔 역할 모델도 따로 있었는데 지금은 그냥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마흔인데 서른으로 보이는 그런 멋이 아니라 마흔이면 마흔답게, 제 나이에 맞게 멋있는 사람이요. 그리고 못가진 것이나 못한 일에 대해 뒤늦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고 싶어요.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되셨으면 해요."


알라딘 : 지금도 충분히 재미있고 멋진 삶인 것 같아요. 얼마 전엔 드러머로 활동하고 있는 '아마도 이자람 밴드'의 첫 싱글 앨범이 나왔죠?

김동영 : 저는 '아마도 이자람 밴드'가 앨범을 내게 될 줄 몰랐어요. 그저 취미생활이었어요. 제가 시작할 당시만 해도, 보컬인 이자람 씨, 기타의 이민기 씨, 드럼의 저밖에 없었죠. 지금은 베이스와 퍼크션을 포함 멤버가 늘어나 즐겁게 합주하는 팀이 됐어요. 드럼을 잘 치고 못치고를 떠나서 저는 플레이어가 아니에요. 우리 음악이라 칠 수 있는 거고, 아마 다른 밴드였더라면 못 했을 거에요.

알라딘 : 활동은 오래 하신 것 같은데 앨범은 늦게 나온 편인 것 같아요.

김동영 : 네, 밴드 활동은 5년째인데 첫 앨범이에요. 아무래도 멤버 모두 직업이 있다 보니까 늦어졌는데, '슬픈 노래'와 같은 기존 곡들을 모았어요. 정식 앨범도 올해내 나올 예정이에요.

알라딘 : 작년쯤 인디 음악을 라디오에서 직접 소개하는 코너를 들은 적이 있어요.

김동영 : '좋지만 소외받는 것들에 대하여'라고 제가 만든 코너이고 진행자인 이소라 씨도 좋아서 저도 굉장히 좋아했어요. 당시만 해도 인디 음악들은 라디오에 나오기 어려웠죠. '장기하와 얼굴들'도 제가 라디오에서 처음 소개했었어요. 좋은 음악은 시간이 지나면 '발견' 되는 것 같아요. 마니아적인 면이 있어서 1학기(6개월)만에 그만두긴 했죠. 지금은 '언니네 이발관'의 이석원씨가 진행하세요.

알라딘 :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가서, 좋은 음악이 시간이 지나 발견되듯 쓰신 책도 근래 발견된 것 아닐까요?

김동영 : 저는 제가 낸 책이 잘 되는 이유는 실직에 있는 것 같아요.(웃음) 사표를 의지대로 내고 당당히 떠난 게 아니라서요. 당시에 음악 작가를 3년쯤 일할 때였고, 계속 열심히 일하고 싶었거든요. 그런데 갑자기 어느날 할일이 없어지고 정처없이 떠나게 된 셈이죠. 독자에게 한 수 가르친다는 입장이 아니라 나도 이런데 너도 이러니, 하고 공감도 하고 많은 분들이 좋게 봐 주시는 것 같아요.

알라딘 : 여행 책을 다시 쓸 계획이 있나요?

김동영 : 잘 모르겠어요. 제가 아니더라도 잘 쓰시는 분들이 많아서요. 제가 낸 책이 여행하면서 쓴 글이지만 10년간 제가 했던 생각이나 감상을 적은 책이라 쓰게 된다면 다른 종류의 글을 써보고 싶어요.

알라딘 : 독자분들이 어떤 생각으로 책을 보았으면 하세요?

김동영 : 글 자체를 하소연하듯 써서 저는 특별히 바라는 것이 없어요. 다만 너무 여행을 동경하거나 설레이는 감정 보단 오히려 일상의 소중함을 알게 되셨으면 해요. 책 제목처럼 내가 있던 자리를 떠나 보면, 일상이 하루 하루 지겨웠다고 해도 다시금 소중함을 알게 되잖아요.

알라딘 : 요즘 읽고 있는 책이나 독자분들에게 추천할 만한 책이 있을까요?

김동영 :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을 쓴 김연수 작가 책이요. 제가 소설가 되는 게 꿈이었는데 그분 책보고 공부를 열심히 해야 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개밥바라기별>을 쓰신 황석영 선생님이나 김영하 작가, 마종기 시인의 책도 좋아하고, 잭 케루악, 존 어빙, 작년에 노벨상을 받은 르 클레지오, 일본 작가 중엔 다자이 오사무, 미시마 유키오, 오에 겐자부로 등 좋아하는 작가가 너무 많아요.

알라딘 : 마지막으로 여행을 꿈꾸는 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김동영 : 여행은 떠나도 후회하고 안 떠나도 후회해요. 그러니까 떠나는 게 나아요. 저처럼 궁지에 몰리거나 사람에게는 전환점이 필요한 때가 찾아 오는 것 같아요. 그럴 땐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순 없으니까 결단력이 좀 필요하죠.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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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바로가기oskos585  2009-07-04 14:45
왠지 모르게 계속 호감이 가고, 매력적이에요. 책을 읽으면, 지금 같이 차를 타고 여행을 하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는 것 같이 설레입니다.
 
서재바로가기임굴  2009-03-25 17:28
그대의 소소한 일상과 생각에 매료된 1人 입니다~ 만나보고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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