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말
안녕하세요, 작곡가 지혜정입니다. 이제껏 작, 편곡했던 합창 작품들을 이 악보집을 통해서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쁩니다. 클래식 작곡을 공부한 지 어느덧 15년이 되었고, 합창 편곡을 시작한 지 7년, 합창 작곡을 전문적으로 시작한 지 3년차에 들어섰습니다. 많은 음악들 중에서도 가사가 있는 ‘인성 음악’ 만드는 것에 큰 의미를 느끼고, 가곡 또는 합창곡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여 작품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학교에 다닐 때부터 한국 가곡에 관심이 많아 국내에 있는 가곡 콩쿠르에 다수 참여하였고, 시대에 맞는 한국 가곡을 창작하기 위한 고민을 하였습니다.
저의 첫 번째 콰이어 프로젝트 주제는 ‘가곡, 민요’입니다. 저명한 작가가 만든 시에 가사를 붙여 만든 가곡 합창곡과 민요 합창곡을 엄선하였습니다. 가곡 합창곡 4곡과 민요 합창곡 2곡으로 총 6곡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 곡은 강순예 시인의 ‘야, 겨울 온다!’입니다. 겨울이 오기를 기다리는 설렘의 감정을 담은 작품으로 순수한 정서와 자연 친화적인 내용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작품입니다. 가을과 겨울 사이(10-12월)에 부르면 가장 효과적인 곡입니다. 두 번째 곡은 이육사 시인의 ‘광야, 민족의 터전’입니다. 이육사의 ‘광야’는 대한 독립을 위해 인생을 바치고 감옥에서 죽음을 맞이한 후 발견된 그의 마지막 작품입니다. 조국 광복을 염원하는 마음과 꺼지지 않는 민족정신이 장엄하게 표현될 수 있도록 작곡하였습니다. 이 곡을 호국보훈의 달 6월 혹은 3월, 8월에 연주한다면 더욱 효과적일 것입니다. 세 번째 곡은 도종환 시인의 ‘담쟁이’입니다. 이 곡은 월드비전 합창단 상임지휘자이자 연세대학교 음악대학 합창 지휘과 교수로 재직 중인 김보미 지휘자님의 작품 의뢰로 작곡하게 되었습니다. 본 합창곡집에서 가장 많이 불린 곡으로 다수의 합창단에 의해 공식적으로 55회 연주되었고, 얼마 전 전국장애인 합창대회에서 대상을 받은 곡이기도 합니다. 청중들뿐만 아니라 노래하는 단원들에게도 위로와 용기가 되는 가사, 희망을 불어넣는 선율이라는 피드백을 종종 받습니다. 이 합창곡집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힘이 되는 곡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네 번째 곡은 ‘막걸리’입니다. 이 곡은 2023년 세일가곡콩쿠르 작곡 부문에서 1위 한 곡을 합창에 맞도록 재 편곡한 작품입니다. 한국의 주된 정서인 ‘흥’과 ‘한’이 잘 드러난 곡으로 국악적 선율과 장단을 즐길 수 있는 곡입니다. 다섯 번째 곡은 ‘신고산 타령’입니다. 이 작품은 부산하모니합창단 공모전에서 당선된 곡으로 제가 처음으로 합창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된 곡입니다. 신비롭고, 흥겹고, 구슬픈 등의 다양한 분위기에서 신고산타령의 선율을 들을 수 있는 작품입니다. 마지막으로 ‘아리랑 연가’는 가장 최근에 창작한 작품으로 연주 길이는 8분 내외입니다. 진도/밀양/본조 아리랑이 담겨 있으며 메들리 형식으로 연결되어 진행됩니다. 연주회의 피날레 곡으로 연주하기에 효과적인 곡입니다. 이 합창곡집에 수록된 곡들이 많은 합창단에서 필요에 맞게 널리 연주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합창곡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작품 의뢰해 주신 합창단 관계자와 지휘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이 합창 악보집이 나올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해주신 중앙아트 대표님, 관심 가져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저의 음악 인생을 인도해 주시고, 가야 할 길을 밝혀주시는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작곡가 지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