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에게 크리스테바는 누구인가를 생각해본다. 하나의 큰 거울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근 20여 년 동안 그 거울이 나의 초라한 모습을 비추어주고 분발을 촉구했다는 의미에서 물론 그러하다. 한걸음 더 나아가 그것은 나의 모든 노력을 한곳- 크리스테바에 대한 연구 -으로 수렴시키면서 다양한 분야로 확산시킨다는 의미에서도 거울 역할을 한다. 사실, 필자는 크리스테바를 이해하기 위하여 본래 나와는 거리가 멀었던 언어학·기호학·철학·인류학, 특히 정신분석을 열심히 공부하지 않으면 안 되었으니까. 그러다보니 몇몇 지기들과 함께 <정신분석사전>도 번역하게 되었고, 지금도 프로이트와 라캉의 정신분석에 대한 스터디 그룹에 참여하고 있다. 크리스테바가 필자에게 넓은 지평을 열어준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