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친구들도 오랫동안 지워지지 않는 기억이 있나요? 슬픔이든 기쁨이든 자꾸 생각나는 일 말이에요. 별것 아닌 일로 동생과 싸운 일이나 괜한 심술로 친구를 괴롭혔지만 그날 저녁에 ‘미안해’라고 혼자 화해를 청한 적이 있었나요
아! 맞다.
지난 일이라 해서 반성할 것만 있는 건 아니지요. 어려움에 처한 친구를 도와주었거나 글씨를 잘못 쓴 친구에게 지우개를 빌려주었던 일. 음악시간에 노래를 무척 잘하는 친구가 부러워서 손바닥이 아프도록 마구마구 박수를 친 일은 없었나요
그래요. ‘아이돌 베짱이’는 내가 우리 친구들만큼 어렸을 적에 있었던 일들이에요. 늦도록 놀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만났던 베짱이와 화재로 얼굴 절반이 일그러져버린 친구가 보고싶어 그 때의 기억을 생각해 낸 것도 있어요.
나는 어릴 때 쓴 일기장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 책을 읽는 친구들은 일기장 한 권쯤 오랫동안 간직하길 바라요. 이다음에 어른이 된 뒤에는 그 일기가 여러분의 멋진 동화가 되어줄 거예요. 그러면 여러분은 텔레비전에 나오는 유명한 작가가 될 수도 있지 않겠어요? 자 그럼 오늘부터는 일기를 꼬박꼬박 써 볼까요! - 프롤로그
선생님이 여러분처럼 꼬마였을 적에, 10살쯤 되었을 적에 엄마가 병아리를 한 마리 사 주었었죠. 나는 구멍가게로 뛰어가 라면 상자 하나를 얻어 왔어요. 병아리의 방을 지어주기로 한 것이지요. 물론 병아리의 방은 내 방에 있었죠.
노란 병아리의 노랫말 ‘삐약 삐약’. 병아리는 쉼 없이 노래를 했어요. 자장가이기도 했고 웃음소리 같기도 해서 나는 병아리의 노랫말로 학교에서 배운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했어요. 학교를 가도 집에 와도 병아리 생각뿐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아침. 병아리의 노래가 들리지 않았어요. 아침이면 잠이 쏟아져 일어나기 싫은 나처럼 게으름을 피우나? 눈을 비비고 병아리 방을 드려다 보는 순간,
“아!”
병아리는 두 다리를 하늘로 향하고 있었어요.
노래하지 않는 병아리를 안고 얼마나 울었는지. 마당가에 붉은 꽃을 피운 석류나무 아래 병아리를 묻고 또 얼마나 울었었는지.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어린 내 모습이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생생하게 보여요.
자꾸와 쫌은 내 모습에 비친 우리 친구들의 이야기예요. 오래전에 선생님의 어린 딸이 햄스터를 안고 숨죽여 울던 아픔이기도 해요. 지금 이 시간 울고 있는 친구는 없나요?
뚝! 예쁜 친구 뚝! 해요. 쫌은 여러분의 사랑을 기억하고 있을 테니까.
나도 사랑한다, 쫌! - 프롤로그
나이를 많이 먹어도 거꾸로 어린이가 되고 싶은 어른이 있어요. 바로 어린이 여러분 주변을 빙빙 돌면서 동화를 쓰는 선생님들이죠. 어른처럼 ‘에헴’ 하는 게 아니고 개구쟁이처럼 물장구치며 놀고 싶은 어른. 선생님도 그런 사람 중 하나랍니다.
선생님이 어린 시절에 듣던 귀신 이야기는 무서우면서도 흥미진진했어요. 이불을 뒤집어쓰고 귀를 막았다가도 다시 빼꼼 눈을 내밀어 깜빡이고, 이야기를 듣기 위해 쫑긋 귀를 세운 것도 같은 이유였죠.
어른이 되어서 귀신 이야기가 하고 싶은 건 바로, 어린 시절에 삼켜 두었던 호기심 과자 맛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랍니다. 무서운 이야기로 아이들을 홀린 다음 선생님이 대장을 하고 싶은 욕심도 약간 있어요.
어린이 여러분!
삼시충 이야기를 들어 본 적 있나요? 우리 몸속에 산다는 귀신 이야기.
“으이익!”
귀신 이야기는 무섭다고요? 오! 아니아니 무서워하면 안 돼요. 겁먹어도 안 돼요. 녀석을 몸 밖으로 쫓아낼 차례니까요. 이 책에는 삼시충을 물리치는 방법이 자세하게 나와 있답니다. 자! 지금부터 정신을 바싹 차리고, 호흡 한 번 크게 하고, 그리고 주먹을 꽉 쥐고 삼시충 물리치기 시작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