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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예술

이름:김기찬

성별:남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38년, 대한민국 서울

사망:2005년

최근작
2023년 3월 <골목안 풍경>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

내가 서울의 골목을 프레임에 담기 시작한 것은 서울을 고향으로 받아들이면서부터이다. 국제적인 메트로폴리스가 된 서울을 고향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소회는 단순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서울은 지난 몇십 년 사이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몰라보게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언제나 온전하고 넉넉함 품으로 고향을 찾아오는 이들을 맞이해야 하는 것이 고향의 미덕인데 서울은 그렇지 않았다. 낯설고 이질적인 표정을 보여 줬을 뿐이다. 나는 고향을 떠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고향이 점점 나를 떠나고 있다는 느낌은 무척 괴로운 것이었다. 그때마다 느끼는 자괴감과 아쉬움이 골목을 누비는 내 발걸음과 셔터를 누르는 내 손을 바쁘게 움직였던 것 같다. 흔히 내 사진을 모노톤의 흑백사진으로만 기억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 책 속에 실린 사진들은 원색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는 컬러사진이다. 컬러사진을 이렇게 한거번에 많이 소개하는 건 이 책에 이르러서 처음이다. 컬러사진은 모노톤의 사진과는 또 다른 매력이 있다. 컬러사진은 일단 모노톤이 가지고 있는 감상을 억지한다. 있는 그대로, 눈에 보여지는 그대로를 보여 주면서 보다 직접적인 체감을 갖게 하는 것이다.

잃어버린 풍경

멀리서 아파트가 쳐들어오고 있었다. 새벽 별이 지면 동이 트던 동산도 아파트에 가려졌다. 해 지던 서산은 괴물 같은 기계덩어리가 깔아뭉개 버렸다. 나는 그날 망부석의 소리없는 죽음을 보고 잠실 주변이 도시화해 가는 모습을 기록하기로 마음먹었다. 더군다나 서울 88올림픽이 결정된 후 그 속도는 더해 가고 있었다. 세월이 가면 모든 것이 자연스럽게 변하고 사라질 것인데 아름다운 것을 아름답게 보존할 수는 없는 노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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