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동에 살 때 직접 걸었던 산책 루트를 『산책하기 좋은 날』로 가져왔다. 쓸 당시에는 현재였는데 지금은 과거가 됐다는 게 슬프기보다는 유머러스하게 여겨진다. 자양동으로 거처를 옮겼지만 나는 여전히 행정단위를 가로지르는 산책을 즐긴다. 최근에는 한강변을 따라 뚝섬에서 성수까지 걷는 걸 선호한다. 어느 날 산책을 하다가 성수공업고등학교와 성수동성당 사이에서 폐가에 가까운 초가집을 발견했다. 초가집 외벽에는 붉은색으로 앵무새 신내림이라고 쓰여 있었다. 대문이 열려 있었는데 겁이 나서 들어가지 못했다. 문제는 그 뒤였다. 호기심이 동해 몇 번을 찾아갔지만, 이상하게도 다시는 그 초가집을 찾을 수 없었다. 나는 초가집 찾기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이사 갈 때까지 초가집을 찾는 게 산책의 목표다. 며칠 전에는 산책기를 기록하기 위해 블로그도 개설했다.
소설가
목표 1조 자산가
중장거리 산책자
디저트 매니아
블로그 타이틀은 인간만만세, 닉네임은 보존지구이며, 프로필은 위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