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로부터 문학과 미술은 '자매 예술'로서 그 어떤 인접 예술 장르보다 친밀한 사이였다. 특히 프랑스 미술의 경우, 저 중세에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숱한 시인ㆍ작가들과 미술가들이 장르상의 칸막이를 뛰어넘어 울림과 되울림을 주고받는 행복한 정신적 교감을 나누어 왔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령 19세기의 보들레르만 하더라도, 그 자신이 시인이기에 앞서 예리한 통찰력의 미술 비평가로 출발하여, 들라크루아론을 비롯한 일련의 빼어난 화가론 및 살롱 평을 썼던 것은 너무나 잘 알려진 사실이다.
어디 그뿐인가. 20세기에 들어서면, 거의 모든 시인, 작가들이 동시대의 화가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참다운 예술 이념의 승리를 위해 함께 싸워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 특히 일상의 틀을 깨부수는 자유와 무한을 찾아 헤맸던 몽파르나스의 방랑기사들 모딜리아니와 콕토, 브라크와 아폴리네르, 피카소와 엘뤼아르, 그들이 보여 준 뜨거운 연대 감정과 동지 의식의 실천은 부럽기까지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