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자는 나의 빛이다
내 그림자는
문득문득 솟구치는 생각을 좇아
쏘다니기를 좋아한다
가끔, 보이는 꽃과 함께 피고 지기도 한다
내 그림자는
제주 앞바다 파도소리와 친하고
한라산에 잠시 앉은 구름을 반기며
밤하늘 적막소리와 대화하기를 좋아한다
나와 똑같이 술잔을 들면서도
내 그림자는
어둠과 밤안개 새벽이슬 속에서
나를 부축하고 일으켜 세운다
나보다 더 나를 잘 안다
가장 중요한 건
무작정 나를 좋아한다는 것
내 그림자는 나의 희망이며 빛이다
2018년 늦은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