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특별한 능력과 용기를 가진 사람'을 위인이라고 하지만, 엘리너 루스벨트는 자신에 대해 이렇게 생각했답니다.
"내 인생 이야기가 가치 있다면 그것은 재주 없는 한 인간이 도저히 감당할 수 없을 듯한 어려움을 만났을 때 극복하고야 말겠다는 의지 하나로 어려움과 싸워 결국 이겨 냈기 때문이다."
엘리너 루스벨트는 특별한 재능도 자신감도 없는 어린이였습니다. 하지만 닥쳐오는 어려움을 잘 극복하여 인권과 자유의 챔피언으로 우뚝 섰습니다. 약한 사람들이 보다 나은 삶을 살 수 있게 평생 노력한 엘리너 루스벨트의 삶은 우리에게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보여 주는 좋은 본보기랍니다.
우리 나라의 역사는 굴곡이 참 많습니다. 그래서 그 역사의 구비구비에는 시대 상황 속에서 나라와 민족의 앞날에 대해 고뇌하며 결단을 내린 숱한 위인들이 있습니다.
그 위인들의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일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 나라의 위인들 중 아이들에게 그 삶이 소개되고 읽히는 일은 아직 너무나도 미미한 수준입니다.
전기는 역사입니다. 아이들에게 역사를 설명하는 일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지만 인물들의 구체적인 삶을 통해 역사의 한 시기를 깊이있게 이해시키고 현재의 삶 속에서 어린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갈지 영감을 줄 수 있습니다.
모든 매체에서 우리 나라에 대해서는 자부심이나 긍지를 심어 줄 만한 이야기보다는 부정적인 이야기가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지난 수십년의 역사만 보아도 우리는 분명 경제적으로 풍요로워져 왔으며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왔습니다. 민주주의의 역사가 우리보다 몇 배는 긴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서 열등감을 가지는 것은 너무나도 어리석은 태도입니다. 우리가 서 있는 세계사적, 민족적인 조건을 바라보며 크게 세상을 보아야 합니다.
그래도 남성 위인들의 이야기는 여성 인물에 비하면 많습니다. 여성도 이 나라의 절반으로서 이 나라를 이끌어왔습니다. 우리가 잊어버리고 눈길조차 주지 않았을 뿐입니다. 이제 뒤돌아봅시다.
(2002년 1월 1일 알라딘에 보내신 작가 코멘트)
애덤은 천사입니다. 미국으로 인터뷰를 갔을 때, 또 지난 여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우리 가족과 함께 지낸 며칠 동안 애덤에게서 이 책에 표현된 것보다 훨씬 많은 감동을 느꼈습니다.
제 막내 아이는 이제 겨우 세살입니다. 한국말밖에 모르는 아이여서 애덤과 주고받은 말은 한마디도 없습니다. 그런데 애덤이 가고 난 뒤 4개월이 지나도록 며칠에 한번씩은 "엄마, 아담형아 보고싶어"라고 말하곤 합니다.
귀잖아하고 가끔씩 쥐어박기도 하는 자신의 두 누나들과는 너무나도 달랐던 형아가 가끔씩 그리운 것 같습니다.
그래요, 서로에 대한 배려나 사랑은 말로서 전해지는 것은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따뜻한 눈길, 손길, 그리고 미소만으로도 우린 대화를 나눌 수 있습니다. 하느님께서 그렇게 만들어 주셨으니까요.
이 책은 그 동안 신문이나 방송에서 너무나도 많이 소개된 주인공의 이야기여서 많은 사람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갈 책이 아닐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보내주신 천사를 알아보거나 못 알아보는 것 또한 각자의 몫이겠지요.
(2002년 1월 1일 알라딘에 보내신 작가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