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경
연세대학교 신문방송학과와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원 석사를 졸업했다. 국내 유일 20대 연구 기업인 대학내일의 인재성장팀 팀장이자 태니지먼트 공인 강점 퍼실리테이터로서 존경하는 동료들의 성장을 돕고 있다. 2021년부터 MZ세대가 몰입하는 조직문화, 모두가 탁월해질 수 있는 ‘강점 말하기’를 강연과 글로 풀어내고 있다. LG, SK, 삼성, 신한라이프, 대한항공, 굿네이버스, 서울시, 세아, 잡플래닛 등 다수 기관과 기업을 위한 조직문화·리더십 강연으로 2,000여 명을 만나왔으며, 클래스 101과 휴넷에서 온라인 강연을, 커리어 콘텐츠 플랫폼 퍼블리에서 아티클을 발행하고 있다.
13년간 한 회사에서 일하며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리더의 믿음은 팀원을 무조건 성공시킨다.’
그래서 조직은 리더빨, 인생은 강점빨이라고 단언합니다.
디자인 두형주
일러스트 제이노트
일러두기
오늘날의 어법과 맞춤법을 따르되 작가만의 어휘와 입말은 살렸습니다.
나와 팀원을 성장시키는
강점 피드백
제가 스물다섯 살에 취직을 했는데요. 입사 첫날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TV에서 보던 세련된 사무실들과는 전혀 딴판이었거든요.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허름한 화장실이었습니다.
간신히 남녀를 구분하긴 했지만 입구에서 양쪽 화장실이 훤히 들여다보였습니다. 들어갈 때마다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지 고민해야 하는 화장실, 상상해보셨나요?
그런데 말입니다. ‘뭐 이런 데가 있어?’ 오만상을 썼던 그곳에서 저는 13년을 꽉 채워 일하고 있습니다. 그것도 꽤 즐겁게요.
사실 오래 다닐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웬걸, 일이 참 재밌었습니다. 힘든 순간이 없기야 했겠냐만은 거의 모든 월요일 아침이 즐거웠습니다. 좀처럼 사람을 좋아하지 않던 제가 말이 많아졌고요. 오전 9시까지 출근하면 되는데 콧바람을 흥얼거리며 오전 7시에 출근 도장을 찍었습니다. 무엇보다 저는 제가 참 좋아졌습니다. 남에게 잘 보이기 위해 그럴싸하게 포장하지 않아도 되는, 있는 그대로의 제가요.
왜일까요. 왜였을까요.
그 답은 리더의 말에 있었습니다.
어려서부터 참 많이 들어왔던 말이 있었어요.
“너 지나치게 감정적이야.”
“넌 너무 조급해.”
친구와의 말다툼에서도 들었고, 익명 게시판에서도 들었죠. 많이 아팠습니다. 위축됐고요. 입사 후 리더에게도 같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말이죠. 분명 같은 말이었지만 각도는 전혀 달랐습니다.
“넌 동료들을 위하는 마음이 커.”
“넌 어떻게든 빠르게 문제를 풀어.”
10년이 훌쩍 지나서야 그게 ‘강점 피드백’이란 걸 알았습니다. 제가 조급하게 굴다 문제를 일으켰을 때도 리더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건 네 단점이 아니라 강점 같은데?”
제가 저와 너무 다른 동료에게 느끼는 불만을 토로하면 이런 답이 돌아왔습니다.
“우린 각자의 강점으로 성과를 내는 거야.”
제가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하는 팀원을 보며 한숨 쉬면 그는 또 이렇게 말했습니다.
“평범해 보이는 이에게도 그만의 강점이 있어.”
리더의 그 말들이 켜켜이 쌓일수록 저는 더 강점에 몰입할 수 있었고, 나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방법을 알아갔습니다. 강점에 집중해주는 리더의 힘을 느끼곤 마케팅 기획자에서 HR로 직무를 바꾸는 용기도 냈습니다. 제가 얻은 개인적 경험을 ‘대학내일’이란 조직의 문화로 만들어보고 싶었거든요.
그러다 이제까지 들어온 피드백을 패턴으로 정리해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습니다. ‘태니지먼트www.tanagement.co.kr’는 그 욕심을 실현시켜준 고마운 커리어 툴입니다. 태니지먼트에서 소개한 8가지 강점과 12가지 태도 분류 덕에 막연한 피드백의 개념을 구체적인 실용서로 만들 수 있었거든요. 이런 상황에선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피드백하면 되는지요.
강한 확신을 갖고 말씀드립니다. ‘강점’은 여러분 리더십에 분명 강력한 무기가 될 겁니다. 왜냐하면 여러분의 팀원들은 자신의 강점을 발견하고, 활용하며 일하고 싶어 하거든요.
대학내일에서 ‘강점 워크숍’은 가장 인기 있는 교육 중 하나입니다. 바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분들인데 4시간짜리 워크숍을 전체 구성원의 약 90%가 수강했으니까요.
또 있습니다. 제가 커리어 콘텐츠 플랫폼 〈퍼블리〉의 아티클 저자인데요, (꽤 많이 썼습니다.) 강점 시리즈 아티클에 유독 많은 댓글이 달립니다. ‘따라서 해보고 싶다’ ‘진짜 이렇게 일할 수 있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댓글이요.
MZ세대와 조직문화가 점점 주목받게 되며 지난 2년 동안 참 많은 리더십 교육을 다녔습니다. 어림잡아 2,000명쯤 뵌 것 같아요. 그때 만난 팀장님들의 반응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당장 우리 팀에 도입해보고 싶다’는 분부터 ‘나도 내 강점을 처음 알았다’며 신기해하는 분들까지. 다양한 반응 속에서도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그 누구도 졸지 않고 눈을 반짝였다는 겁니다.
이 책은 여러분의, 그리고 여러분 팀원의 강점을 발견하고, 그 강점을 활용해 피드백하는 방법을 3단계로 이야기합니다. 맞는 말만 줄줄 늘어놓은 도덕책은 아닙니다. 개개인에 맞는 솔루션을 찾기 위해 상황을 잘게 쪼갰고, 모두가 ‘내 얘긴데?’ 싶을 진짜 사무실 풍경을 곁들였습니다. 요즘 팀원들에게 당장 써먹을 수 있도록 유튜브 영상을 활용한 사례도 담았습니다. 어쩌면 저의 생각을 여러분이 ‘읽는’ 게 아니라 저의 이야기에 여러분이 ‘답하는’ 책일 것도 같습니다.
이 책을 골라 든 분이라면 아마 둘 중 하나일 겁니다. 좋은 리더가 되고 싶거나, 내 강점을 찾고 싶거나.
팀원들의 강점을 찾아주고 싶어 이 책을 골라 든 팀장이라면, ‘대입형’ 독서를 추천합니다. 팀원 하나하나를 대입해가며 책장을 넘겨주세요. ‘아, 이건 딱 A인데?’ ‘맞아. B는 딱 이런 말들을 많이 해. 이런 강점이 있었군’같이요. 한숨 쉬는 대신 그 팀원을 움직이는 동력이 무엇인지 고민해봅시다. 자신의 강점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좋은 리더에게 마음이 동하지 않는 팀원은 단연코 없을 겁니다.
내 강점이 궁금해서 이 책을 골라 든 1인이라면, ‘칭찬형’ 독서를 추천합니다. 참 피곤한 참견과 경쟁 사회 속에서 움츠려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면서는 스스로를 맘껏 칭찬해주세요. ‘어머머, 이거 내 단점인 줄 알았는데 강점이잖아?’같이요.
연초, 책을 쓰게 되었다고 저의 리더에게 말했습니다. 강점에 대한 책인데 회사 이야기가 꽤 들어갈 것 같다고. 그분은 이렇게 답했습니다.
“혹시라도 대학내일을 좋은 회사라고 표현하진 않았으면 좋겠어. 설령 윤경이가 그렇게 생각한다 해도 모두의 생각일 순 없으니까.”
그래서 망설였습니다. 내게만 좋은 걸 모두에게 좋은 것처럼 말하게 될까 봐요. 하지만 편집자님의 이 말이 저를 움직였습니다.
“저는요, 노력하는 조직이 좋은 조직이라고 생각해요.”
그건 맞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대학내일은 구성원들이 행복한 조직이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까요.
누가 그러더라고요. 그 사람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인지 알려면 그 사람이 어디에 시간을 쓰는지를 들여다보라고요. 볼 것 많은 요즘 세상에 굳이 이 책을 집어 든 당신은 팀과 팀원을 위해 시간을 쓰고 있는 좋은 팀장, 맞습니다.
고마운 분들이 많습니다. 회사에서도 사람이 수단이 아닌 목적일 수 있단 걸 증명하고 계신 대학내일 동료 여러분, 진심으로 존경합니다. 그중에서도 속도로 승부 보는 팀장 덕에 고생 중인 인재성장 팀원들, 그 고생이 그래도 꽤 짜릿하길 바랍니다. 재밌게 사는 제 모습을 재밌어 해주시는 내 가족, 고맙습니다.
2022년 11월
이윤경
팀장 달고 처음 몇 년은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다. 내가 뭘 하고 있는지, 잘하고 있는 게 맞는지 매순간 자신을 의심하는 것도 당연하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이런 말들을 건넨다. “힘내.” “나아질 거야.”
위로는 핫팩과 같아서 따뜻하지만, 그때뿐일 때가 많다. 오히려 경험과 시행착오를 겪은 냉정한 조언이 도움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자, 여기 5가지 문제 상황이 있다. 지금 겪고 있는 문제라면 이 책을 끝까지 읽은 후, 생각을 정리해보자. 아직 경험하지 않았다면 모의고사를 푸는 마음으로 풀어보자. 문제 해결의 힌트는 이 책 한 권이다. 나름의 답을 정리한 해설서는 마지막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자, 당신은 다음의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문제 상황 1
“뒤에서 팀장 욕하던데요. ‘능력 없는 꼰대’라고.”
팀원이 팀장의 능력과 지시에 불만을 표시합니다.
강안정 팀장은 굉장히 책임감이 강하다.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문제가 생기지 않게 철저하게 리스크를 관리하는 타입. 덕분에 큰 문제없이 소소한 성과를 내며 팀을 꾸리고 있었는데 요즘 출근길이 괴롭다. 2년 전부터 팀에서 함께하고 있는 한냉철 팀원의 불만 때문. 한냉철 팀원은 누가 봐도 똑 부러진 ‘일잘러’로 어떤 일을 맡겨놔도 “한냉철이 하면 ‘믿맡(믿고 맡기는 인재)’이지!” 할 정도의 신뢰를 받고 있었다. 문제를 캐치하고 대안을 딱딱 제시하는 모습에 강안정 팀장도 무한 신뢰를 보냈더랬다. 문제는 연초부터 감지되었다.
이곳은 강안정 팀장이 팀원들에게 올해 팀 플랜을 발표하는 자리.
“후….”
누군가의 깊은 한숨 소리가 회의실 공기를 얼어붙게 했다. 한숨도 말을 한다고, ‘진짜 바보 같은 전략이군’ ‘대체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같은 태그가 그 한숨에 달려 있다는 것을 모두가 느낄 수 있었다. 한숨의 주인공은 한냉철 팀원. 그의 표정은 딱 봐도 불만 그 자체였다.
“올해 우리 팀에게 부여된 가장 큰 역할은 ○○○인데요. 이 자료엔 본질적인 솔루션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 보입니다. 본질과는 상관없이 단발성 이벤트 정도만 나열되어 있는 것 같아요.”
한참의 적막 끝에 발표가 이어졌다. 내내 턱을 괸 채 자꾸 고개를 도리도리 젓는 한냉철 팀원을 보며 강안정 팀장의 머릿속은 하얘졌다. 이후 발표는 어떻게 했는지 생각조차 나지 않는다.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가장 먼저 상의하곤 했던 강안정 팀장과 한냉철 팀원의 관계는 그날부터 완전 틀어졌다. 알고 봐서 그런 건지 그의 말 한마디, 태도 하나하나가 삐딱하게 느껴졌다. 팀장인 자신의 역량과 판단을 불신한다는 생각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솔직히 틀린 말은 아닌 것이, 실무에 있어서 한냉철 팀원은 강안정 팀장보다 뛰어났다. 이건 강안정 팀장의 이야기만은 아닐 터.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에 가장 신속하게 적응하고 성장하는 건 팀장보단 팀원들이다. 10년 전에 이 바닥에 있었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때가 많지 않나. 최근 6개월간 이 바닥의 이슈를 유튜브에서 얼마나 검색해봤냐가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때도 많을 만큼 빠르게 변하니까. 그 변화에 민첩하게 반응하는 요즘 팀원들이 잘난 것도 맞지만, 팀장에게도 할 말은 있다.
‘그럴 시간이 없는데요…?’
당신이 강안정 팀장이라면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해야 할까? 빈칸을 채워보자.
나라면 ___________ 할 것이다.
문제 상황 2
“팀장이 팀원들 마음까지 챙겨야 하나요?”
솔직히 팀원들 하나하나 케어해야 하는 상황이 피곤합니다.
나미 팀원은 요즘 부쩍 동기들과 술자리가 잦다. 처음부터 그랬던 건 아니다. 어떤 궂은일이든 먼저 손을 들었던 나미다. 주어진 일은 야근과 주말 근무를 불사하고서라도 해치웠고, 일의 속도도 빨랐다.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도 늘 다정했다. 상대를 칭찬하고 격려하는 나미 팀원과 많은 이들이 함께 일하고 싶어 했다. 그런데 밝고 활달하기 그지없던 이가 입사 1년 만에 부쩍 얼굴에 그늘이 졌다. 동기들은 나미 팀원이 안쓰럽다.
‘진짜 헌신적이고 열정 가득인 친구인데 팀에서 제대로 케어받지 못하는 것 같네. ’
이 말을 건너 건너 전해 들은 나미 팀원의 팀장 안보모는 표정이 굳는다.
“요즘 친구들이 하는 가장 큰 착각이 바로 그거라고 생각합니다. 회사가 학교인가요? 팀장이 보모인가요? 왜 자꾸 여기서 ‘케어’를 바라죠?”
잠시 나미 팀원과 안보모 팀장의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나미 팀원은 무척 적극적이다. 신입치고 능력도 괜찮은 편이고 본인도 빨리 배우길 원하는 터라 자연스럽게 그에게 많은 역할이 돌아갔다. 지난달엔 진행 중인 업무 보드의 셀이 100개를 넘어갔을 정도다. 본인이 원한 일이라서 신나게 했을까? 물론 처음엔 신났다. 팀장과 조직이 자신을 믿고 맡겨주었으니 그럴 수밖에.
하지만 가짓수가 늘어나고 야근의 빈도가 높아지며 ‘고립감’을 느꼈다. ‘이렇게 하는 게 맞나…?’ 하는 고민을 어느 순간 혼자 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 그래서 안보모 팀장에게 면담을 청했다.
“팀장님, 바쁘시죠? 시간 되시면 잠시 뵙고 말씀 나누고 싶은데요.”
“무슨 일이죠?”
“아… 요즘 진행하고 있는 프로젝트에서 제가 잘하고 있는지 피드백을 듣고 싶어요.”
“흠, 다음 달 첫 번째 목요일 오전 11시에 20분 정도 시간 되네요.”
“혹시 조금 더 길게 뵐 수도 있을까요? 좀 더 일찍 뵐 수 있으면 더 좋고요.”
“미안하지만 정해진 일정이 있어서 그때까진 어려울 것 같은데요. 급한 일이면 메신저로 하시죠?”
결국 면담은 유야무야됐다. 자신에게 내주는 시간을 아까워하는 듯한 안보모 팀장의 태도에 나미 팀원은 적지 않게 실망했다. 물론 안보모 팀장에게도 이유는 있다.
“업무 리스트와 상세 과업 관리는 현재로 충분히 잘 진행되고 있어요. 주간 팀 회의에서도 꾸준히 점검되고 있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그때그때 나미 팀원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제게 이 이상을 바라는 건… 솔직히 저도 좀 부담스럽습니다. 보아하니 좀 우쭈쭈해달라는 것 같은데, 회사는 일해서 성과를 내는 곳이지 어린이집처럼 한 명 한 명씩 달래줘야 하는 곳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굳어버린 나미 팀원. 안보모 팀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 빈칸을 채워보자.
나라면 ___________ 할 것이다.
문제 상황 3
“사람은 참 좋은데, 연차만큼 성과를 못 내는 것 같네요.”
성과가 부진한 팀원이 고민입니다.
한때 한참 회자되던 짤이 있다. 팀원의 역량과 태도를 가지고 4분면을 나눈 것.
그 표를 보고 몰래 팀원들을 4분면에 넣어본 팀장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이경주 팀장도 그중 하나였다. 이경주 팀장은 그야말로 경주마 같은 리더다. 최고의 성과, 경쟁에서의 승리를 향해 엄청난 전투력을 자랑한다. 그 덕에 그 팀의 성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기어이 방법을 찾아 매출을 견인한다. 다른 팀에서 보면 ‘이경주 팀장 팀에 가면 성장 급행열차를 탄다’고 표현할 정도. 하지만 어디 밝은 면만 있을까. 이어지는 평가는 또 다른 결이다. ‘근데 그 팀에 가면 평범한 사람은 엄청 구박받는다던데?’
그 ‘평범한 사람’이 바로 최햇살 팀원이다. 그는 어디에나 있을 법한 평범한 팀원이다. 특정 분야를 압도하는 전문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발이 넓어 유용한 정보를 물어 오는 것도 아니고 기가 막힌 아이디어를 떡하니 던져놓는 일도 드물다. 그저 우직하다 싶을 정도로 근태를 잘 지키고 동료들의 고충을 묵묵히 들어준다. 그가 앉아 있는 회의 분위기는 왠지 모르게 편안하다. 문제는 이경주 팀장의 눈에 최햇살 팀원은 ‘저성과자’로 보인다는 점이다.
“지금 최햇살 팀원은 6년 차예요. 그 밑으로 팀원이 세 명이구요. 1년 차, 2년 차, 4년 차요. 조직에서는 연차별로 기대되는 역할이 분명 있어요. 연차가 높아지면 돈을 더 많이 받으니까 당연한 거죠. 근데 제가 보기에 최햇살 팀원은 지금 3, 4년 차에 머물러 있어요. 자기 일에 좀 더 근성을 가지고 치열하게 하면 좋겠는데 그냥 무난하게 직장생활하는 것 같아서 솔직히 좀 아쉽네요. 이러다가 후배들한테 치이는 거 시간문제예요. 팀장으로서도 좋은 고과 주기 어렵구요.”
이경주 팀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 빈칸을 채워보자.
나라면 ___________ 할 것이다.
문제 상황 4
“꼼꼼한 팀원이 덤벙대는 팀원을
공개 저격해서 둘이 말도 안 해요.”
서로 너무 다른 팀원 간 갈등이 고민입니다.
김중재 팀장은 이미리 팀원과 최번개 팀원의 갈등 앞에 굉장히 난감해하는 중이다.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두 팀원은 함께 신제품 A의 프로모션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었다. 상품 A가 지난주 출시되었는데 이걸 시장에 안착시키는 게 이들의 목표였다. 문제는 목표는 같은데 일하는 방식이 너무 달랐다.
이미리 팀원은 그야말로 ‘미리미리’다. 고려하고, 준비하는 캐릭터다. 하다못해 여행을 가도 엑셀로 30분 단위 플랜이 다 짜여져 있다. 변수가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어지간한 셀에는 플랜 B, C까지 있다. 웨이팅이 30분 이상이면 옆 가게 어디로 가는 게 이미 정해져 있다.
반면 최번개 팀원은 여행 갈 때 그냥 몸만 가는 타입이다. 계획은 어차피 틀어지는 것인데 뭐 하러 세우냐는 게 그의 생각. 일도 그렇게 한다. 일단 아이디어에 확신이 들면 바로 추진한다. 방법은 시도해보며 찾으면 된다는 생각에 리스크 체크나 현실성 점검에는 소홀하다. 이런 차이로 평소 그냥 무난하게 지냈던 이 둘이 신제품 출시 프로모션을 같이 준비하며 단단히 어긋나기 시작한 것. 각자 김중재 팀장에게 하루가 멀다 하고 고민을 털어놓는 통에 김중재 팀장의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이미리 팀원의 불만
“최번개 씨는 생각이란 게 없어요. 이 일을 어떤 단계로 해야 할지 고민하는 건 기본 아닌가요? 무턱대고 저지르면 그 수습은 누가 해요? 지난주에 최번개 씨가 갑자기 좋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고 하면서 막 팝업을 알아보더니 거기서 써야겠다면서 굿즈를 만들자고 하더라고요? 기가 찼죠. 이게 가능한 예산 범위인지 검토도 전혀 안 했더라고요.”
최번개 팀원의 불만
“이미리 씨는 답답해요.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하나하나 다 따지고 계획해서 그대로 움직이나요? 그거 짜는 사이에 시장은 또 바뀌었을 텐데? 일단 가능한 거 하나하나 해보면서 방법을 찾으면 되는데 굳이 계획부터 세우고 시작하자고 말리는 통에 시작도 못 하고 엎은 게 이번 프로젝트만 해도 세 번째예요. 이러다 어느 세월에 프로모션해요?”
도무지 좁혀지지 않는 둘의 갈등, 김중재 팀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 빈칸을 채워보자.
나라면 ___________ 할 것이다.
문제 상황 5
“유튜브 시작하더니 회사 일에 집중을 안 해요.”
조직보다 자신을 우선시하는 팀원이 고민입니다.
입사 19년 차 박충성 팀장의 고민이다.
“알죠. 요즘 애들 자기 주관 분명하고 조직이 자기 책임 안 져주니 알아서 각자도생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요. 그래서 유튜브도 하고 퍼스널 브랜딩도 하는 거 아닙니까? 저라고 모르지 않아요. 저도 우리 아이들이 자기 경쟁력 갖추면서 자라길 바라는 부모이기도 하니까요. 하지만 문제는 말입니다. ‘1인분’의 문제예요. 자기한테 맡겨진 일을 책임지는지 여부요.
저희 회사가 나름 구성원들 자율성 보장해준다고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어요. 근데 그러다 보니 문제가 하나둘씩 생기는데 그놈의 사이드 프로젝트가 그중 하나예요. 저희 팀에 입사 3년이 조금 안 된 나새로미 팀원이 있어요. 딱 봐도 똑똑하고 자기 색깔 분명한 친구죠. 뭐 일도 곧잘 해요.
근데 이 친구가 얼마 전부터 좀처럼 업무에 집중을 못 하더라고요. 주로 재택을 해서 메신저로 업무를 논의하는데 답변 속도가 너무 느린 거예요. 저랑만 그런가 싶었는데 다른 동료들이랑도 그러더라고요? 무슨 자료를 요청하면 그날 퇴근할 때 다 되어서야 보내준다고. 그러더니 그런 말도 덧붙이더라고요. 요즘 나새로미 유튜브 시작한 것 같다고. 그래서 그거 하느라 일에 소홀한 것 같다고.
팀장으로선 환장할 노릇이죠. 눈에 안 보이니 지금 일을 하는지 안 하는지 체크할 방법은 없어요. 그렇다고 시간 단위로 업무 보고하라고 하면 눈에 불을 켜고 항의할 게 안 봐도 비디오고요. 이대로 가면 다른 팀원들은 상대적 박탈감을 계속 느낄 거고, 업무로 성과 내야 하는 저로서도 난감해질 겁니다. 그래서 기업들이 요즘 흐름 알면서도 겸업 금지 조항 유지하는 거예요. 최소한의 마지노선이라도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여기서 박충성 팀장은 굉장히 이상적인 팀장이다. 최소한 ‘요즘 팀원’들이 왜 셀프 브랜딩을 하려 하고 사이드 프로젝트를 찾아 헤매는지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팀장으로서 다른 팀원의 불만과 소홀해진 본업 몰입도를 본인이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안다.
이 상황에서 당신이라면 나새로미 팀원에게 어떻게 피드백할 수 있을까? 빈칸을 채워보자.
나라면 ___________ 할 것이다.
웹툰 《송곳》의 대사 한 줄에 찔린 적이 있다.
극 중에서 이수인은 부조리한 군 생활을 못 견디고 전역한 원칙주의자다. 전역 후 그는 〈푸르미 마트〉에 매장 관리직으로 입사한다. 허허, 근데 여기서도 순탄치 않다. 판매직 직원들을 정리해고하라는 회사 측의 지시를 받은 것. 그는 부당 해고를 막겠다는 정의감에 불타올라 노조를 조직해보려 하지만 직원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노무사 구고신은 한술 더 떠 “당신 싸움 아니다”라며 핀잔을 준다. 이수인은 답답했다.
“그럼 쫓겨나는 사람들을 그냥 보고만 있습니까?”
내가 찔린 건, 이때 구고신이 나지막이 건넨 한마디 때문이었다.
“이수인 씨, 직원들이랑 호형호제 안 하죠? 직원들하고 밥은 자주 먹어요? 밥부터 같이 먹어요. 사람들은 옳은 사람 말 안 들어. 좋은 사람 말을 듣지.”
이 말의 진짜 뜻을 깨달은 건 팀장을 단 그 무렵이었다.
덜컥 팀장이 됐다
입사 12년 차, 서른일곱 살에 팀장을 달았다. 신났다. 조직에서 인정받았다는 뿌듯함에 어깨 한쪽이 올라갔다. 내 팀원들과 내 팀을 꾸릴 설렘에 호르몬이 요동치더니 그들이 “팀장님” 하며 부르자 입꼬리도 마저 올라갔다. 팀장 딱 두 글자만 추가해서 다시 찍은 명함도 좋았다. ‘안녕하세요. 이윤경 팀장입니다’로 시작하는 메일을 쓸 때마다 마음이 살랑거렸다. 봄 같은 며칠이었다.
하지만 늘 그렇듯 봄은 짧았다. 갑자기 CCCarbonCopy된 메일이 쏟아졌다. 관리해야 하는 엑셀, 결제해야 하는 서류가 이렇게나 많았나. 회의할 때면 모두가 내 입을 쳐다봤다. 가장 당황스러운 건 팀원들과의 관계 각도였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같이 실없이 노가리 까던 팀원들이 각자의 고민과 불만을 해결해달라며 들고 왔다. 전엔 내 일만 잘 해내면 충분했지만 이젠 아니었다. 단언컨대 그간 해왔던 어떤 프로젝트보다 어려운 과업이었다. 먼저 팀장 단 동기가 소주를 입에 털어넣으며 뱉은 한탄이 이제야 와닿았다.
“윤경아, 요즘 애들은 우리 때랑 달라. MZ 알지, MZ. 맘에 안 들면 그 자리에서 정색하고 이야기하더라. 왜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냐고, 왜 자기 커리어와 성장엔 신경 써주지 않냐고. 다 일리 있지. 나도 그맘때 그런 불만 갖고 있었으니까. 근데 윤경아, 우린 그때마다 속으로 삭였잖아. 팀장님한테 어디 말해볼 생각이나 했었냐. 안 그래?”
내가 소주잔을 다시 채워주는 사이에도 넋두리는 이어졌다.
“지금 생각해보니 억울해 미치겠어. 우리 때는 그냥 까라면 깠잖아. 누가 뭘 가르쳐줘. 내가 알아서 커야 했지. 근데 이젠 팀장이 ‘알아서 하라’고 하면 안 된대. 팀 성과는 기본이고 팀원들 성장도 팀장 몫이래. 여긴 학교가 아니라 회사라고 한마디하고 싶은데 그랬다가 관둔다고 할까 봐 겁나서 아무 말도 못 했지…. 근데 윤경아, 나 솔직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 위에선 실적으로 쪼고 아래선 성장으로 쪼고. 나도 잘하고 싶지. 근데 누가 나한테 그래줬어야 알 거 아냐, 그 방법을.”
‘저기… 우리도 MZ야. 80년대 초반 출생까지는 밀레니얼 세대거든….’
이렇게 말하고 싶었지만 그의 표정이 너무 세상을 잃은 것 같아 관뒀다.
30대 중후반의 우리는 지금쯤 조직의 중간 관리자 트랙에 진입하고 있을 나이다. 학문적 분류에 의하면 우리도 분명 MZ세대다. MZ는 MZ지만… 우린 ‘낀 MZ’다.
우리도 나답게 일하고 싶고, 성장하고 싶었다. 하지만 우리는 10년 남짓 그렇게 케어받지 못했다. 지금이야 ‘대퇴사의 시대’란 말에 겁먹은 회사들이 MZ 직원 붙잡으려 참 열심이다. 어떤 회장님은 뿔난 MZ 직원을 달래려 성과급도 반납했다. MZ 직원이 임원들의 선생님이 되어보는 ‘리버스 멘토링’은 보편화되었고, ‘그림자 위원회’같이 MZ 직원들의 입김이 일선에 반영되는 일도 흔하다.
하지만 불과 3, 4년 전까지만 해도 이렇지 않았다. 젊은 직원들의 요구는 그저 철없거나 이기적인 투덜이 스머프 취급을 받지 않았나. 비록 나는 내 할 말 다 하지도 못했고 나답게 일할 기회도 적었지만 내 팀원에겐 그렇게 해줘야 한다. 본인은 시집살이당하고 살았지만 아들 결혼하면 며느리 눈치 보고 살아야 한다는 우리네 어머님들의 푸념처럼, 우리는 끼었다.
내가 낀 MZ의 비애에 빠져 있는 사이 동기는 팀장 5년 차 선배 A와 한참 진지한 이야기를 나눴더랬다. 그땐 내 얘기가 아니라 그랬을까, 취해서 그랬던 걸까. A가 풀었던 썰이 좀처럼 기억나지 않았다. 그때 동기에게 진지한 표정으로 조언해준 선배 A에게 힌트가 있을 것 같았다. 잽싸게 카톡창을 열었다.
“팀장님, 바쁘세요? 제가 고민이 좀 있는데….”
이런 고민 상담이 익숙한 듯 그의 답장은 빨랐다. 그때 동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나의 푸념을 듣던 선배는 별일 아니란 말부터 했다. 대수롭지 않은 대꾸에 한편으론 마음이 놓였다.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
“팀장 단 지 세 달 됐다고? 이제 막 팀원들 좀 파악하기 시작할 때구만.”
“그쵸. 슬슬 위에서 실적에 대한 압박도 들어오고….”
“근데, 넌 어떤 리더가 되고 싶어?”
“글쎄요. 리더로서 어떤 실적을 내야 하는지만 생각해봤지 어떤 리더가 되고 싶은지는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잘됐네. 이참에 한번 생각해봐. 이를테면 그런 거지. 오늘부터 딱 1년 후에 팀원들이랑 면담한다고 치자. 그때 팀원들에게 어떤 얘기를 듣고 싶어?”
“….”
“어렵지. 내 이야기를 좀 해줄까? 나 올해로 팀장 5년 차거든. 1년 차 땐 엄청 헤맸어. 2년쯤 되니까 정신이 좀 들면서 욕심이 나더라고. 올해 팀 농사 잘 지어서 연말에 팀원들한테 이런이런 이야기 듣고 싶다는 욕심.”
“어떤 이야기요?”
“연말에 팀별로 결산하잖아. 올해 우리 팀에서 이런이런 일을 했고, 뭘 잘했고 뭘 못했고. 그때 팀원들에게 한 해 소감 물을 거 아냐. 그때 그 소리 듣고 싶었어. ‘엄청 빡센 한 해였지만 팀장님이랑 일하면서 부쩍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그 장면을 상상하니까 그게 목표가 되더라고.”
“아, 생각해보니 저도 있어요, 그거. ‘팀장님이랑 오래 같이 일하고 싶어요’란 이야기 듣고 싶어요. 흠, 너무 뻔한가.”
“좋은데? 사실 모든 리더들의 바람이기도 하지. 자, 그럼 그 이야기 들으려면 어떻게 하면 될 것 같아? 그 방법을 찾고, 반복하면 그 소리 들을 수 있지 않을까?”
A와의 수다를 마친 후 메모장을 열었다. 20pt의 볼드체로 이렇게 적었다.
‘오래 함께 일하고 싶은 리더 이윤경’
두 눈과 하나의 커서를 깜빡이기만 할 뿐 아무것도 적지 못한 채 10분쯤 됐을까. 적어놓은 문장에서 내 이름을 지우고 대신 ‘나의 리더들’이라고 고쳐 적었다.
‘오래 함께 일하고 싶었던 나의 리더들’
나는 10년을 넘게 한 조직에서 일했다. 함께 일한 리더들이 적지 않다. 그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적어 내려갔다. 그리고 한 명씩 질문을 던졌다.
‘이분과 일했던 그때의 나, 이분과 오래 함께 일하고 싶어 했나?’
그중 두 명은 고민할 필요 없이 yes였다. 한 명은 잠시 고민했으나 yes였다. 이번엔 그들의 이름 옆에 이유를 적었다.
‘나 왜, 이분이랑 오래 일하고 싶어 했지?’
끼적인 이유들을 다시 모았다. 딱 두 줄로 추려졌다. 조금씩 찾던 답에 가까워지는 느낌이었다.
문득 궁금했다. 다른 이들에게 ‘오래 같이 일하고 싶은 리더’는 어떤 사람일까. 카톡을 켜서 동료와 지인들에게 물었다.
“완전 뜬금없지만 질문 하나만 할게. 니들은 어떤 리더랑 일했을 때 그 사람이랑 계속, 오래 일하고 싶었어? 물론 그런 리더가 있었다면 말야.”
카톡창은 생각보다 바쁘고 재밌게 흘러갔다. 처음엔 일명 ‘갓리더’ 얘기가 나왔다. 누구나 인정할 수밖에 없는 실력자, ‘일잘러’의 표본인 갓리더.
• 확실한 전문성으로 압도하는 리더
• 비전과 전략을 잘 제시해주는 리더
• 기본적으로 머리가 좋고 센스가 있는 리더
다들 ‘ㅇㅈ(인정)’을 날리는데 한 명이 의문을 제기했다.
“근데 그런 리더는 뭐랄까, 대단하고 멋지긴 한데 좀 연예인 같아. 그는 멋지고 대단하지만 그와 함께 일하는 나도 멋져질 것 같진 않다고나 할까? 난 연예인 같은 리더보단 초등학교 선생님 같은 리더와 오래 일하고 싶더라고.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그러시잖아. 얘가 뭘 잘하는지 찾으려 하고, 뭐 하나 잘하면 폭풍 칭찬으로 기 살려주고, 그거 계속 해볼 수 있게 기회 주려 하고. 나 초등학교 6학년 때 선생님 덕에 자존감도 높아지고, 내 적성에도 눈떴거든. 그 선생님 지금도 찾아뵙고 있어. 암튼 난 갓리더보단 ‘쌤리더’에 한 표.”
순식간에 채팅창의 공기가 달라졌다. 대충 여론은 이랬다.
‘갓리더보단 쌤리더랑 오래 일하고 싶다. 같이 성장하는 느낌을 주니까.’ 그들이 꼽은 쌤리더의 특징은 이랬다.
• 내 강점에 집중하는 리더
• 내가 하고 싶어 하는 일에 대해서 관심 가져주고 그 일을 할 수 있게 도와주려고 했던 리더
• 팀원들에게 재량권을 주는 리더
• 공감 능력이 뛰어나고 소통을 잘하는 리더
•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리더
• 나를 인정하는 리더
정리하면 이거다.
• 갓리더 자신의 강점이 많은 / 지시하는 / 해결해주는 리더
• 쌤리더 팀원의 강점에 집중해주는 / 잘하게 도와주는 / 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는 리더
그렇게 한 시간쯤 이어진 긴 카톡 대화의 쐐기는 이 말이 박았다.
“근데 말야. 그런 리더랑 일하다 보면 그런 생각 들지 않디? ‘아, 나 이 사람 잘되게 해주고 싶다.’”
아무도 그 말에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다. 그런 리더 한번 만나고 죽으면 소원이 없겠다는 한탄을 제외하곤.
내 인생을 바꾼 한마디
“그건 네 단점이 아니라 강점 같은데?”
《송곳》의 대사 한 줄이 소환된 건 바로 이때였다.
“사람들은 옳은 사람 말 안 들어, 좋은 사람 말을 듣지.”
정답을 말해주는 리더보다 나다운 방식으로 정답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해주는 리더가, 나에겐 그 ‘좋은 사람’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나의 강점에 집중했고, 나를 위해 자신의 시간을 기꺼이 ...